트럼프 잇딴'인종차별'승부수 성공 여부 관심 집중…"백인 노동자층 결집에 도움"

[뉴스진단]

"확실한 지지층 표심 잡기위한 고단수 전략"
비판 여론 확산 "트럼프 쥐로 비유한사설도
중도 백인 유권자들 등돌리는 결과 낳을수도

과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승부수가 먹힐 것인가. 요즘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계속되는 인종차별적 발언에 긴장하고 있다. 내년 11월 대선을 앞두고 백인 지지층을 의식해 인종차별 논란을 재선의 승부수로 띄우는 트럼프 대통령의 전략의 성공 여부를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자신에 비판적인 소수인종 출신의 민주당 여성의원들에게 "Go back"(네 나라로 돌아가라)하라는 발언으로 공분을 일으킨 지 2주 만에 흑인출신의 민주당 의원에게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재개해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7일 강경한 이민 정책과 국경 지역의 이민자 처우 등을 비판해온 민주당의 일라이자 커밍스 하원 정부감독개혁위원장을 향해 그의 지역구인 볼티모어가 "구역질 나고 쥐와 설치류가 들끓는 난장판"이라는 트위트를 올렸다. 흑인이 52%를 차지하는데다 경제적으로 낙후돼 슬럼가가 많은 그의 지역구를 헐뜯는 식으로, 흑인인 커밍스 의원까지 싸잡아 깎아내린 것이다. 커밍스 의원의 지역구인 볼티모어를 중심으로 반발 여론이 들끓었다.

미국의 비영리 연구조사기관 퓨리서치 센터는 내년 미 대선의 백인 유권자 비율을 66.7%로 추산했다. 히스패닉(13.3%), 흑인(12.5%), 아시아계(4.7%)를 모두 합친 것보다 두 배 이상 높은 수치다. 미국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백인 노동자 표를 얻기 위해 분열적 언어로 인종차별 논란을 더욱 부추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발언에 대한 비난과 관련 트위터 글에서 되레 커밍스 의원과 민주당을 인종차별주의자라고 부르며 역공을 가했다. 그는 "인종차별주의자 커밍스가 그의 지역 구민들과 볼티모어를 돕는 것에 더 많은 에너지를 쏟는다면 그가 수년 동안의 무능한 리더십으로 만들어놓은 엉망진창 상태를 고치는데 진전이 있을 것"이라고 비꼬았다.

그러자 비판 여론은 폭발했다. 1837년 창간된 지역지 볼티모어 선은 '쥐 몇 마리 있는 것이 쥐가 되는 것보다 낫다'는 제목의 사설을 게재하며 트럼프 대통령을 쥐에 비유했다.

볼티모어가 고향인 CNN방송의 흑인 앵커 빅터 블랙웰은 관련 뉴스를 전하다가 방송 도중 5초 동안 울먹이기도 했다. 블랙웰은 "나도 그곳에 살았고, 내가 좋아하는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그곳에 산다"면서 "그들도 미국인이다"라고 말했다. 민주당 대선주자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미국의 도시와 미국인을 공격하는 미국의 대통령이라니 믿을 수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대해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은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멕시코 국경 지역 상황에 대한 커밍스의 거짓말에 대항해 자신을 방어한 것일 뿐"이라며 "인종차별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해명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민주당의 유색 여성 하원의원 4인방에 대해 트위터로 공격을 가한 이후 트럼프 참모들은 인종차별적인 메시지가 백인 노동자층 결집에 도움이 된다고 결론내렸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인종차별 전략을 고수할 경우 중도 백인 유권자들이 등을 돌리는 결과를 나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