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 단말기·모바일…'新 헌금 시대'

한국 교계 확산, 미주 한인교계는 부정적
현금 소지 않는 EM 예배 젊은 층 적극적
"다양한 온라인 헌금 수용방안 모색할때"

#A교회의 한 성도는 교회 예배당 입구 책상에 놓인 신용카드 단말기를 이용해 자신의 헌금 액수만큼 카드를 긁고 영수증 한 장은 보관용으로 자신이 챙기고, 나머지 한 장은 교회 헌금함에 넣었다.#또다른 대형교회. 이 교회의 한 장로는 스마트폰 내 모바일 뱅킹 앱을 이용해 주보에 적힌 교회 계좌번호를 입력하고 계좌이체를 완료하는 방식으로 헌금을 드렸다.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정보통신기술(ICT)이 거듭 발전하면서 현금없이도 물건을 구매할 수 있는 핀테크 시대가 도래하면서 한국에서는 현금 없이도 신용카드 및 스마트폰 앱 등을 이용해 헌금을 내도록 하는 교회가 나타나고 있다.

이렇듯 교인들이 십일조 등 각종 헌금을 신용카드나 모바일 뱅킹을 활용해 드릴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갖추는 교회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신용카드나 스마트폰 모바일 뱅킹 등을 활용해 헌금을 드리는 방식은 새로운 기술에 익숙치 못한 고령의 성도들의 경우 이러한 흐름에 적응이 쉽지 않고 헌금의 의미를 퇴색시킬 수 있다는 이유로 받아들이기가 쉽지는 않다는 의견도 없지않다. 그러나 반면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문명의 발달 속에서 교회도 그러한 흐름을 수용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아직 미주지역 한인교회들은 이같은 헌금 방식에 익숙치않다. 확실한 통계는 없지만 일반 한인교회중 이처럼 신용카드 단말기나 모바일 뱅킹을 이용해 헌금을 내는 교회는 찾아보기 힘들다.
'월드셰어USA'의 대표인 강태광 목사는 "헌금은 곡물 또는 가축 등 오랜 기간에 걸쳐 다양한 형태와 방식으로 드려져 왔다"며 "헌금은 드려지는 방법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사용되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온라인으로 헌금을 송금하는 것이 큰 문제가 되지는 않지만 온라인 헌금의 맹점은 예배시간을 통해 하나님께 헌금을 드린다는 '드림의 시간'을 간과할 수 있다는 것"으로 "온라인 헌금에 익숙해지면 예배에 참여하지 않고 헌금만 보내는 행태가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주님의영광교회의 신승훈 담임목사는 "세대가 변해가는 것이기 때문에 교회가 적응해야하는 부분도 고려해야 한다"며 "젊은 세대들의 경우 현금을 갖고 다니지 않기때문에 그들에게 신용카드 사용에 대한 올바른 방법을 잘 교육하고 각 세대의 양식에 맞는 방식으로 헌금을 드릴 수 있도록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신 목사는 "한국에 있는 주님의영광교회 지교회에서는 온라인 헌금이 30%를 차지하고 있고, LA에서도 EM 예배의 경우에는 60-70%까지 온라인 헌금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 목사는 "하지만, 한국어로 드리는 일반 예배의 경우는 아직도 대부분이 예배중 헌금 시간에 전통적인 방법으로 헌금을 드리고 있다"고 말했다.

나성열린문교회의 박헌성 담임목사는 "일단 헌금은 하나님께 받은 삶속의 은혜를 드린다는 것을 분명하게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전제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 문명이 가져다는 변화에 대해서는 못마땅한 부분이 있다하더라도 교회들도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박 목사는 또 "미국에서는 헌금을 넓은 의미에서 '기부'라는 개념으로 인식되고 있는 부분도 있어 하나님께 향하는 마음이 더 소중하지 절차에 너무 얽매일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박목사는 다만 "현재 우리 교회도 EM예배에서 온라인 헌금에 대한 요구가 분출되고 있어 다양한 각도로 수용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