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파탄·사회 혼란 줄잇는 고국 탈출 러시
해외 이주자 35% "다시는 귀국하지 않겠다"

[베네수엘라]

극심한 경제난과 사회 혼란을 견디다 못한 베네수엘라 국민들의 고국 탈출 행렬이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베네수엘라 일간 엘 나시오날은 12일 여론조사기관 콘술토레스21의 설문조사 결과 베네수엘라 국민의 40%가 고국을 떠나고 싶다고 응답했다고 보도했다. 이중 절반 이상인 56%는 올해가 가기 전에 떠나겠다고 답했다. 희망 목적지로는 가장 많은 응답자가 칠레를 꼽았고(20%), 콜롬비아와 페루가 각각 16.9%, 10.7%로 그 뒤를 이었다.

같은 조사에서 베네수엘라 가정의 49%는 가족 중 한 명 이상의 이민자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전 분기에 비해 8%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엘 나시오날은 "베네수엘라인의 72%가 타국으로 떠나있는 친척들에게서 재정적 도움을 받고 있다"며 "한달 평균 40달러(약 4만9000원) 정도를 지원받는다"고 전했다. 이는 베네수엘라 가정의 86%에게는 가족 생활비 절반 가량을 충당할 수 있는 돈이다. 특히 이미 타국으로 떠난 베네수엘라인의 45%는 고국의 상황이 나아지면 귀국하겠다고 답했고, 35%는 다시는 귀국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엘 나시오날에 따르면 지난 2015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베네수엘라 전체 인구 3180만명 중 15~19%가 고국을 떠났다. 최대 600만명에 이르는 수치다. 유엔은 올해 50만명 이상의 베네수엘라 국민이 고국을 탈출해 전체 숫자가 5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