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자를 상대로 한 성범죄 혐의로 수감됐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미국의 억만장자 제프리 엡스타인의 목뼈에서 다발성 골절 흔적이 발견돼 사망 경위를 둘러싼 의혹이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포스트(WP)는 엡스타인의 시신을 부검한 결과 그의 목에서 설골(舌骨)을 포함한 여러 건의 골절이 확인됐다고 부검 결과를 잘 아는 익명의 소식통들을 인용해 14일 보도했다. 설골은 두개골을 안전띠처럼 감싼 기다란 목뿔뼈를 일컫는다. 법의학 전문가와 그동안의 연구 등에 따르면 목의 정면에 솟아난 후골 근처에 위치한 설골의 골절은 목을 매 자살을 한 사람들에게서도 나타나지만, 주로 목이 졸린 타살 희생자들에게서 더 흔한 것으로 알려졌다.

2002∼2005년 미성년자 20여명을 상대로 한 성매매 등의 혐의로 지난달 6일 체포돼 뉴욕 맨해튼의 메트로폴리탄 교도소에 수감돼 심리를 기다리던 헤지펀드 매니저 출신의 엡스타인은 지난 10일 오전 감방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WP는 엡스타인에 대한 부검에서 설골 골절 흔적이 드러남으로써 그의 죽음과 관련된 의혹이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감시가 삼엄한 미국 연방 교도소에서 유명 인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일어나자 현재 엡스타인의 사망 배후를 둘러싼 음모론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