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네티즌 "나이 든 부인 둔 마크롱, 보우소나루 샘낸다" 글이 발단
마크롱, 동조 댓글 단 브라질 대통령 비난…아마존 화재 감정 싸움

프랑스/브라질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이 지난 25일 한 브라질 네티즌이 올린 페이스북 게시물에 댓글을 달았다. 그 게시물은 노골적으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조롱하는 내용이었다. 보우소나루의 댓글은 "그 사람을 모욕하지 마세요. 하하하"라는 것으로, 조롱에 동조하는 내용이었다.

이 네티즌이 올린 게시물은 보우소나루 부부와 마크롱 부부의 사진을 나란히 올려놓고 "왜 마크롱이 보우소나루를 공격하는지 이해할 수 있다"고 쓴 것이었다. 올해 67세인 마크롱의 부인 브리지트와 37세인 보우소나루의 부인 미셸을 비교하며 '젊은 부인을 둔 보우소나루를 나이 든 부인을 둔 마크롱이 샘낸다'는 뉘앙스를 풍긴 것이다. 브리지트는 마크롱보다 24세 연상이고, 미셸은 보우소나루보다 27세 연하다.

마크롱은 26일 G7(주요 7개국) 정상회의 도중 보우소나루의 댓글에 대한 생각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내 아내에 대해 매우 무례한 공격을 가했다"고 말했다. 마크롱은 "이것은 그(보우소나루) 자신과 브라질인들에게 슬픈 일이다. 브라질 여성들은 자신들의 대통령이 수치스러울 것"이라며 "하루빨리 브라질인들이 올바른 행동을 하는 대통령을 갖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프랑스 언론들도 "프랑스 대통령 부인을 성적(性的)으로 조롱했다" "품위 잃은 행동"이라며 보우소나루를 비판했다.

양국 정상은 지난주부터 아마존의 대형 화재에 대해 보우소나루가 미온적으로 대처한다며 마크롱이 비판을 가한 이후 감정싸움을 벌이고 있다. 브라질에서는 마크롱이 아마존 열대우림 보호 조치가 가시적이지 않다면 EU(유럽연합)와 메르코수르(남미공동시장) 사이의 자유무역협정 비준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한 데 대해 감정이 격앙돼 있다.

보우소나루는 트위터에 "마크롱이 식민지 부리던 제국주의자 마인드를 갖고 있다"고 비난했다. 아브라앙 웨인트라우브 브라질 교육부 장관은 "마크롱은 기회주의적인 바보로 프랑스의 농업계 로비스트를 의식한 행동을 한다"며 "프랑스는 데카르트나 파스퇴르만 배출한 게 아니고 SS대원도 배출했다"고 했다. 나치 친위대였던 SS대원에 자발적으로 참여한 프랑스인들이 있었다고 비꼰 것이다.

보우소나루는 26일 마크롱의 주도로 G7 정상들이 아마존 화재 진압에 2000만달러(약 240억원)를 지원하기로 한 것도 거부했다. 이 방침을 발표한 보우소나루의 비서실장 오닉스 로렌주니는 "마크롱은 세계적인 문화유산인 (노트르담) 성당의 예견된 화재도 피하지 못했으면서 우리를 가르치려 든단 말이냐"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