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

현장 시민들 혼비백산
AP기자 기자 등 부상
"정당방위 였다" 주장

아이티 집권여당의 한 상원의원이 의회 밖에서 반(反)정부 시위대와 대치하다 총을 쏴 AP통신 사진기자와 보안요원 2명이 부상을 입었다.

AP통신과 BBC에 따르면 23일 아이티 수도 포르토프랭스에서 장 마리 랄프 페티에르 의원이 의회 건물 밖으로 나오다 시위대가 자신을 향해 다가오자 총을 꺼내 쐈다. 현장에서 방탄복을 입고 취재하던 AP통신 사진기자 디외-날리오 셰리가 턱에 총알 파편을 맞았으며, 보안요원 한 명도 배를 다친 것으로 전해졌다. AP통신은 셰리가 병원에 옮겨져 치료를 받았으며 상태가 심각하지 않고, 곧 총알 파편을 제거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보안요원의 상태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페티에르 의원은 총을 쏜 것이 정당방위였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지 언론에 "무장한 이들이 나를 위협했다. 차에서 끌어내려고 해서 나 자신을 지켜야 했다"며 "정당방위는 신성한 권리"라고 말했다. AP통신은 페티에르 의원이 총을 쏘기 직전 5∼6명의 시위대가 다가와 흙을 뿌리며 의원을 비난했다고 전했다.

이날 상원에선 프리츠 윌리앙 미셸 총리 지명자에 대한 인준이 진행될 예정이었다. 수백 명의 반정부 시위대는 조브넬 모이즈 대통령의 퇴진을 압박하기 위해 의회 밖에서 표결 저지 시위를 벌이는 중이었다. 이날 총격 사고로 표결은 취소됐다. 카리브해 빈국이자 2010년 대규모 지진으로 국제적으로도 잘 알려진 아이티는 최근 극심해진 연료 부족 사태로 민심이 끓어오르고 있는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