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달러 짜리 톱으로
'트럼프 장벽' 뚫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남미 불법 이민을 막겠다며 미국 남쪽 멕시코와의 국경에 건설한 이른바 '트럼프 장벽'에 구멍이 뚫렸다. 워싱턴포스트(WP)는 2일 "밀수업자들이 가정용 무선 전동 톱을 사용해 트럼프 장벽에 사람과 마약이 드나들기에 충분한 크기의 구멍을 냈다"고 보도했다. 밀수업자들은 철물점에서 100달러 정도만 주면 살 수 있는 흔한 전동 톱을 이용해 최근 몇 달 간 반복해서 장벽에 구멍 뚫기 작업을 했다.

이 톱에 특수 날을 장착하면 강철과 콘크리트로 이뤄진 장벽의 말뚝을 15~20분 내 잘라낼 수 있으며, 여러 사람이 동시에 작업하면 시간을 더 단축할 수 있다고 익명을 요구한 수사관들이 밝혔다.

지난 대선에서 중남미 불법 이민을 막기 위한 509마일(819㎞) 길이의 국경장벽 건설을 공약 1호로 내세운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연설, 광고, 트위터를 통해 장벽 건설 과정을 적극적으로 홍보해왔다. 이 장벽에는 지금까지 세금 100억 달러가(11조6천700억원) 투입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에는 이 장벽의 우수성을 자랑하면서 "사실상 뚫을 수 없다"고 호언했고, 장벽을 슈퍼카 '롤스로이스'에 빗대 불법 이민자들이 넘어갈 수도, 아래로 지나갈 수도, 통과할 수도 없는 명품이라고 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