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시비에 황산 공격
이민자 혐오범죄 추정

위스콘신 주 밀워키의 한 식당 앞에서 히스패닉계 남성의 얼굴에 전해액(묽은 황산)을 끼얹은 60대 백인 남성이 혐오범죄 혐의로 체포됐다.

AP통신에 따르면 페루계 트럭기사 마후드 빌라레이즈(42)는 지난 1일 이 남성과 주차 문제로 시비를 벌이다 황산 공격을 받고 얼굴과 목에 2도 화상을 입었다. 사건 당시 빌라레이즈는 길가에 트럭을 세우고 인근 식당으로 저녁을 먹으러 가던 길이었다. 빌라레이즈는 "용의자가 다가와 '여기 주차하면 안된다. 불법이다. 왜 여기 와서는 내 나라에 해를 끼치는가'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그는 귀담아듣지 않고 트럭을 다음 길에 주차한 후 돌아왔더니 용의자가 손에 병 하나를 들고 기다리고 서 있었다면서 "'왜 불법적으로 미국에 사나' 물었다"고 진술했다.

빌라레이즈는 "'나는 미국 시민권자다. 세계 어느 곳, 누구라도 이곳에 올 수 있다'고 말했더니 용의자가 격노한 표정으로 얼굴에 황산을 뿌렸다"면서 "급히 고개를 돌렸지만 이미 늦었다. 얼굴이 타들어 가는 듯했다"고 말했다. 의료진은 빌라레이즈가 황산 공격을 받은 직후 물로 수차례 반복해 씻어낸 것이 그나마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가족들은 고펀드미닷컴에 치료비 마련을 위한 계정을 만들었으며, 개설 하루만인 4일 오후 5시 현재 목표액 1만5천 달러를 훨씬 넘는 2만7천88여 달러가 모금됐다.

검찰은 용의자를 가중폭행 및 혐오범죄 혐의로 기소할 방침이다.

한편 탐 배럿 밀워키 시장(민주)은 4일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멕시코 간 국경을 넘으려는 이민자들을 '침략자'로 칭하며 소수계에 대한 증오심을 자극한 트럼프 대통령 탓"이라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