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전역에 TV 생중계 공개 청문회로 전환, '트럼프 우크라이나 외압' 본격 조사

이슈진단

민주당,'워터게이트 청문회'2탄 기대
기존 입장 강화 '찻잔 속 태풍'전망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외압 의혹에 대한 하원의 공개 청문회가 13일 시작됐다. 현직 대통령을 겨냥한 야당 민주당의 한판 승부가 미국 전역에 생중계된다는 점에서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그동안 탄핵 조사는 비공개로 실시돼왔는데 이날부터 공개 청문회로 진행된다.

TV 청문회는 '트럼프 탄핵'의 향방을 가를 중대 분수령이다. 민주당은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이 자진 사퇴할 수밖에 없었던 1973년 '워터게이트 청문회'의 2탄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을 링에 눕힐 결정적 한방이 터져 나오길 고대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TV 청문회가 '찻잔 속의 태풍'에 그칠 것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SNS의 급증으로 미디어 환경이 달라진 데다 미국이 양극단으로 갈라진 상황에서 탄핵 찬반에 대한 기존 입장만 더욱 강해질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하원 정보위원회는 13일 윌리엄 테일러 우크라이나 주재 미국대사 대행, 조지 켄트 국무부 유럽·유라시아담당 부차관보에 대한 증인 신문을 시작으로 2주간의 공개 청문회에 돌입했다. 지난달 비공개 조사 당시 대통령에게 불리한 증언을 했던 마리 요바노비치 전 우크라이나 주재 미국대사(15일), 알렉산더 빈드먼 육군 중령(19일), 고든 손들랜드 유럽연합(EU) 주재 미국대사(20일), 피오나 힐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유럽·러시아 담당 선임국장(21일) 등의 증언도 줄줄이 예정돼 있다.

민주당은 성탄절 연휴가 시작되기 전인 12월 셋째 주에는 탄핵 표결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은 하원 435석 중 절반이 넘는 235석을 점유하고 있어 하원 통과는 확실시된다. 다만 내년 초로 예상되는 상원 표결에서는 전체 100명 중 공화당이 53석을 점유하고 있는 데다 3분의 2 찬성이 필요해 최종 통과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 나온다.

9월 대통령과 충돌한 끝에 경질된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증언 여부도 초미의 관심사다.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그가 증인으로 등장하면 최고의 화제를 낳을 것으로 보인다.

볼턴 전 보좌관이 대통령에게 불리한 증언을 할 가능성이 높으며, 메모광인 그의 성향을 감안할 때 그가 탄핵의 '결정적 증거'가 될 폭탄발언을 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끊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