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 빠져나간 '우한'에 최소 5만마리 남겨져…동물보호단체 구출작전 역부족

"인간 전파" 가짜뉴스 때문에 사태 악화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 남아있는 반려동물 실태가 심각하다. 동물보호단체들이 나서 적극적인 구출 작전을 펼치고 있으나 너무 숫자가 많아 역부족이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우한은 지난달 23일부터 봉쇄조치됐는데 이미 우한의 많은 시민들이 설 연휴를 앞두고 여행 등을 떠난 뒤였다. 22일까지 우한을 떠난 시민 규모는 약 500만명이다.

동물보호단체는 집을 떠난 우한 시민 숫자가 500만명이라는 점을 미루어볼 때 이 도시에 남겨진 반려동물은 약 5만 마리로 추산된다고 로이터 측에 설명했다. 한 관계자는 "우리 팀의 활동가들은 1월25일부터 지금까지 1000마리가 넘는 동물들의 목숨을 구했다"면서 "(도움을 요청하는) 전화벨이 끊이지 않아 잠을 제대로 못 자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5만마리라는 숫자는 보수적인 추정이고, 많은 반려동물들이 앞으로 며칠 내에 굶어죽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우한시에 남겨져 있는 반려동물들만 곤경에 처한 것이 아니다. 중국에선 개나 고양이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돼 인간에게 전파할 수 있다는 설이 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됐다. 이 때문에 중국에서 자신의 반려동물을 건물에서 떨어뜨려 죽이는 등의 극단적인 사례가 이어졌다. 외부 시선이 두려워 자신의 개나 고양이를 바깥에 나가지 못하게 하거나, 마스크를 씌워 산책하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개나 고양이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돼 인간에 전파할 수 있다는 이야기는 '가짜뉴스'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개나 고양이 같은 애완동물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될 수 있다는 어떤 증거도 없다"고 발표했다. 다만 WHO는 "애완동물과 접촉 후 비누로 손을 씻으면 살모넬라균, 대장균 등의 전파 위험이 크게 줄어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