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입국자 밀착 관리

(베이징=연합뉴스) 김윤구 특파원 = 중국 수도 베이징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해외 역유입 사례가 잇따르자 입국자를 긴밀히 추적하고 개인별 맞춤형 관리를 하는 등 방역 조치를 강화했다고 글로벌타임스가 9일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베이징의 공항에 도착한 승객들은 소그룹으로 나눠 비행기에서 내리도록 요구받는다. 이들은 체온을 측정하고 건강 상태 확인서도 제출한다.

지난 8일 스위스에서 돌아온 한 베이징 주민은 항공기 착륙에서 세관 통과까지 2시간이 걸렸다고 말했다.

국제선 승객과 승무원들은 여정 내내 마스크를 쓸 것을 요구받았다. 기내 체온 측정 횟수도 늘어났다.

한국과 이탈리아, 이란, 일본 등지에서 온 외국인과 중국인은 14일간 호텔에 격리된다.

베이징 정부는 지역사회 관리도 강화했다.

베이징에 돌아온 뒤 2주간 격리를 마친 사람은 가족이나 룸메이트가 집에 오면 2주간의 추가 격리에 들어가야 한다.

베이징에서는 외국과 중국의 다른 지방에서 온 사람을 합해 모두 82만7천명이 14일간 자택 격리 중이다.

이런 가운데 리후이(李輝) 베이징시 외사판공실 부주임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외국인들에게 외출을 자제해달라고 촉구했다.

그는 현재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했으며 베이징에는 이미 역유입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면서 "베이징에 있는 외국인들은 가능한 불필요한 외출을 줄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상황이 심하지 않은 나라에서 베이징에 온 외국인은 14일 자가 격리를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베이징시가 외국인의 외출 자제를 요구한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에서는 지난 7일까지 사흘 연속 해외 역유입 환자가 발생했다. 현재까지 파악된 베이징의 해외 역유입 확진 환자는 13명으로, 이 가운데 이탈리아에서 온 환자가 9명이며 나머지는 이란과 스페인에서 왔다.

최근에는 코로나19 증상을 숨기고 이탈리아에서 베이징으로 입국했다가 확진 판정을 받은 중국인 4명이 전염병 예방·통제 업무 방해 혐의로 경찰에 입건되는 일도 있었다.

중국은 자국 내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되고 해외의 환자가 급증하자 바이러스의 역유입 방지에 힘을 쏟고 있다. 중국 전역에서 발생한 해외 역유입 확진자는 총 67명이다.

y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