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6명 확인자 나온 '해상 감옥'다이이몬드 프린세스호 젠나로 아르마 선장 '영웅' 추앙

이탈리아

일본 요코하마 정박, 끝까지 남아 자리지켜
"최후까지 탑승객들 격려하며 침착하게 대처"
침몰 후 가장 먼저 빠져나온 선장들과 비교

세계롤 코로나19 공포에 몰아넣은 유람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의 선장이 화제 인물로 떠올랐다. 모든 승객과 승무원을 모두 하선시킨뒤 마지막으로 땅을 밟은 선장 젠나로 아르마(45). 졸지에 영웅으로 추앙받고 있다.

이탈리아 산타로가 고향인 아르마 선장은 지난 1일 승객들과 생사고락을 함께 한 유람선에서 마지막으로 내려 요코하마 땅을 밟았다.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가 일본 요코하마 항에 정박한 지 거의 한달 만이지만 그 기간은 선장 뿐만 아니라 모든 승객에게도 가장 길고 힘들었던 시간으로 기록됐다.

한때는 중국 본토 외에 가장 많은 코로나19 감염지로 오명을 받아온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의 악몽은 지난달 1일 시작됐다. 홍콩에서 내린 탑승객이 코로나19 감염이 확인되면서 승객들은 요코하마 항에 하선하지 못한 채 그대로 선내 격리됐다. 이 과정에서 어설픈 일본 정부의 대응으로 코로나19 감염자가 급증하기 시작했고 결국 지난 3일 기준 3700여명의 탑승객 가운데 총 706명의 감염이 확인됐다.

이같은 고통 속에서도 아르마 선장은 끝까지 자신의 책임을 다했다. 아르마 선장은 "우리가 가족으로 단결한다면 이 여정을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전세계가 우리를 지켜보고 있다. 이는 우리 모두가 힘을 발휘할 추가적인 이유"라며 승객과 승무원들을 격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언론은 그가 밸런타인데이에 승객들에게 초콜릿을 나눠주고 선내 방송시스템을 통해 용기를 북돋는 시를 낭송해 호평을 받았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탈리아 언론도 "700명 이상의 탑승객들이 코로나19에 감염되는 과정에서도 그는 변함없이 침착했고 노련하게 대응했다"면서 "이 때문에 이탈리아 및 해외에서 그를 '영웅'으로 칭송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탈리아 언론이 아르마 선장을 이렇게 칭송하고 나선 배경에는 과거의 악몽이 숨어있다. 지난 2012년 발생한 크루즈선 '코스타 콩코르디아'좌초 사건의 선장인 프란체스코 스케티노의 무책임한 행태와 비교되는 것. 당시 승객과 승무원 총 4229명을 태우고 항해하던 코스타 콩코르디아 호는 2012년 1월 13일 이탈리아 토스카나 해변의 질리오섬 인근을 지나다 암석에 부딪쳐 좌초했다. 이 사고로 승객 32명이 숨지고, 157명이 다쳤다. 이 과정에서 사고가 나자 가장 먼저 탈출한 사람이 바로 선장인 스케티노였다. 또 한국서 세월호 참사로 복역 중인 선장 이준석 씨와도 비교된다.

아르마 선장의 부인인 마리아나는 "그를 표현하는 정확한 말은 영웅이 아니라 두려움이 없는 사람"이라면서 "그는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서 가장 책임감있는 사람으로 3월 중순 다시 만날 날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밀라노·베네치아 "출입 봉쇄"

확진자·사망자 급증
정부,' 레드 존'지정

이탈리아 보건 당국은 7일 확진자가 6천명에 육박하면서 최소 15개 지역을 새로 '레드 존'으로 지정했다. 추가된 '레드 존'에는 이탈리아의 경제·금융 중심지 밀라노와 유명 관광도시 베네치아도 포함됐다. 레드 존은 도시 봉쇄나 다름없다. 가족 방문이나 업무 목적을 제외하고 드나들지 못한다.

새 행정명령에 따라 확대된 레드 존 대상 인구는 롬바르디아주에서 1000만 명에 이른다. 나이트클럽·헬스클럽·수영장·박물관·스키리조트 등은 폐쇄되고, 식당과 카페에서는 이용자 간 1m 이상 떨어져 앉아야 한다. 이탈리아 집권당 대표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가운데 사망자는 전날보다 36명 증가해 233명에 이른다. 확진자 대비 사망자를 나타내는 치사율이 3.96%로 중국 3.8%, 이란 3.0% 등에 비해 높다. 이탈리아가 고령 인구 비율이 높기 때문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