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겨냥 새로운 공격 수단 등장…풍선에 폭발물 장착, 건드리면 '쾅!'
팔레스타인

생일 축하해요 등 메시지 적어 띄워
무장단체들 앞다퉈 인명 살상용으

팔레스타인 무장세력이 폭발물이 설치된 풍선을 이스라엘을 겨냥한 새로운 위협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9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최근 몇 달간 건드리기만 해도 바로 터지는 폭탄장치가 설치된 풍선 수백개가 가자지구 인근의 이스라엘 마을로 날아왔다. 풍선엔 '당신을 사랑합니다'라거나 '생일 축하해요'같은 메시지가 적혀 있기도 했다. 그러나 파티풍선의 정체는 폭탄이었다.

가자지구 경찰서의 폭발물 처리반장인 차이 파히마는 "그들의 의도는 사람들을 겁주려는 것이지만 만약 어린아이나 사람 근처에서 풍선이 터지면 그냥 겁을 주는 게 아니라 사람을 죽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스라엘 남부 오파킴 지역의 경우 하루가 멀다고 15∼20개의 폭탄 풍선이 날아온다. 파히마는 "몇몇은 유인용이지만 몇몇은 인명 살상용으로 제작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폭탄 풍선은 최신 공격 수단이다. 풍선에 폭발물을 설치하는 기술이 개발되기 전엔 이스라엘 농토에 불타는 연을 날려 보내 작물을 태워버리는 공격이 주로 이뤄졌다.

자신을 아부 말렉(가명)이라고 소개한 풍선 테러리스트로 활동 중인 30세의 남성은 WP에 "풍선은 어린이들을 죽이기 위한 의도가 아니다"며 "그동안 반대편(이스라엘) 어린이를 다치게 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으며 우리의 목적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분쟁을 끝내려는 것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말렉은 그와 같은 활동을 하는 단체는 자기가 아는 것만 10여개라고 말했다. 말렉은 풍선이 부족할 땐 고무장갑 등을 대체재로 활용한다.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지령을 받는 이들이 상당수지만 하마스는 이런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고 WP는 보도했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내놓은 이·팔 중동 평화안은 이들을 더 격분시켰다고 WP는 전했다.

하마스를 이끄는 이스마일 하니야의 보좌관인 타헤르 노우노우는 "최근의 이·팔 평화안은 무장세력의 화를 더 돋웠다"며 "우리(하마스)가 주도한 일은 아니지만 이스라엘 하늘은 그들이 우리에게 한 약속을 성실히 이행할 때 깨끗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