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친구 이사장 재직 오카야마대 수의학부 대놓고 한국국적자 차별 파문
일본
필기 1등 한국인에 면접 0점 '불합격'
학교측 "日어 회화능력에 문제" 변명
학내 관계자 "필기만으로 선발" 폭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친구가 이사장으로 있는 일본의 한 사립대학이 한국인 응시자들을 전원 0점 처리해 물의를 빚고 있는 가운데 수험생 중 한 명은 필기시험에서 1등을 하고도 면접에서 0점을 받아 불합격한 사실이 새롭게 드러났다.

지난해 입시에서 오카야마 이과대학 수의학부(에히메현 이마바리시)가 한국인 수험생들에게 모두 0점을 준 사실을 처음 보도한 주간지 슈칸분은 11일 "불합격된 한국인 수험생 가운데 한 명은 필기시험에서 최고 성적을 거두고도 면접점수 때문에 떨어진 것으로 확인됐다"고 추가 폭로했다. 지난해 입시 필기시험에서 상위 20위 이내 한국인은 그를 포함해 5명이나 됐다고 매체는 전했다. 오카야마 이과대학은 지난해 11월 16일 치러진 수의학부 '추천입시A'전형 면접시험에서 전체 지원자 69명 가운데 한국인 7명에게 일괄적으로 0점을 줬다. 그 결과 한국인 수험생은 단 한 명도 최종 합격 24명에 들지 못했다.

이 대학은 문부과학성의 사실 확인 요구에 "한국인 수험생 7명에게 0점을 준 것은 맞다"면서도 "한국인들이 모두 일본어 회화능력에 문제가 있어서 그런 것"이라며 민족차별 의혹을 부정했다.
.그러나 슈칸분에 부정입시 사실을 제보한 학내 관계자는 "일반입시에서는 면접 없이 필기만으로 선발한다. 대학 측이 자의적으로 개입할 여지가 없기 때문에 한국인들이 합격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반박했다.

앞서 그는 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면접시험에서 0점은 본 적이 없다"면서 "형평성을 중시해야 하는 입시에서 국적 차별이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에 분노한다"고 토로했다.

오카야마 이과대학은 아베 총리와 미국 유학시절부터 친분을 쌓은 가케 고타로가 이사장으로 있는 가케학원 산하 대학이다. 이번에 문제가 된 수의학부는 2016년 신설된 것 자체로도 파문이 컸다. 그간 일본 정부는 수의사 과잉 공급을 우려해 50년 넘게 수의학과 신설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하지만 이례적으로 2016년 이 학교에 설립을 허가해 논란이 됐다. 특히 아베 총리는 2015년 2월 가케 이사장과 만난 자리에서 수의학부 설치 계획을 듣고는 직접 "좋은 발상"이라고 말하고도 나중에 '친구 찬스'특혜 의혹이 불거지자 이를 전면 부인해 거짓말 논란도 낳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