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보건당국 권위자, 조심스러운 낙관론 제기…CDC “필수업종 무증상자 복귀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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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거리두기’ 지침 4월말 완화 가능성

“아직 숲 못빠져 나와” 섣부른 기대 경계도

코로나19 확산세가 조만간 정점을 찍을 것이라고 미국 보건 당국자들이 잇따라 밝혔다.

앤서니 파우치(사진) 미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8일 폭스뉴스에 “일일 사망자 수가 계속 증가하고 있지만 일종의 후행(後行) 지표여서 역설적으로 희망의 희미한 불빛이 보인다”고 평가했다. 미국에서 환자가 가장 많은 뉴욕에서 입원 환자 및 중환자실 환자가 줄고 있다며 좋은 징조라고 강조했다. 감염병의 권위자로서 낙관적 전망을 경계해온 파우치 소장의 발언인 만큼 무게가 실린다.

그는 이어 사회적 거리 두기의 성과를 언급하면서 “사망자 전망치가 예상보다 적을 것”이라고 밝혔다. 백악관은 지난달 말 미국 사망자 수를 10만∼24만 명으로 예상했다. 워싱턴대도 8일 자료에서 8월 초까지 사망자 수를 당초 9만3000명대에서 6만 명대로 하향 조정했다. 일일 신규 사망자 정점 도달일과 규모는 기존 4월 16일(3130명)에서 4월 12일(2200명)로 변경했다.

이에 따라 이달 말까지로 예정됐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사회적 거리 두기 지침이 완화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이끄는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는 8일 하원의원들에게 “코로나19 확산 지역이 안정화 징후를 보이고 있다. 행정부가 정상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질병통제예방센터(CDC)도 이날 보건의료, 식자재유통업 등 필수업종 근로자들에 한해 “무증상이면 업무에 복귀해도 된다”는 새 지침을 내놨다. 데버라 벅스 백악관 코로나19 대응 조정관은 ABC방송에 “사회적 거리 두기를 권고한 연방정부의 지침을 4월 말 완화할 수 있을지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여전히 미국 내에서 확산세가 만만치 않아 섣부른 기대는 이르다는 분석도 나온다. 빌 더블라지오 뉴욕 시장은 “아직 숲을 빠져나온 것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코로나19 발생 100일째인 8일 기준 미국의 확진자는 42만 명을 돌파, 전세계 확진자 약 152만 명의 28.4%를 차지하고 있다.

“미국인 여름 휴가

가능할 수도, 단…"

앤서니 파우치 소장은 9일 CBS 방송에 출연해 ‘휴가와 야구 경기, 결혼식, 가족 모임 등으로 일정이 가득 찬 전형적인 여름을 머릿속에 그릴 수 있느냐’는 물음에 "가능할 수도있다"며 "다만 ‘재발 방지에 필요한 일을 한다면’이라는 경고와 함께 이렇게 말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정상으로 복귀하는 일은 껐다 켰다 하는 전등 스위치와 달라서 점진적이고 어느 지역에 사는지에 달려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