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진

스페인 마드리드 공동묘지인 라알무데나 화장터에는 15분마다 검은색 운구차가 들어온다. 신부는 건물 밖으로 나와 유가족들에게 애도를 표한다. 운전자가 트렁크를 열고 목재 관을 꺼내면 사제가 고인을 위해 기도를 한다. 이 모든 과정은 5분이면 끝난다. 유가족과 조문객은 국가의 지침에 따라 5명을 넘길 수도 없고 그나마도 멀찌감치 떨어져 있어야 한다. 장갑과 마스크 착용은 필수다. 작별을 위한 포옹과 키스는 금지다. 물론 조사도, 조문객도, 공개 매장도 없다. 작별 인사할 시간조차 거의 없다. 이런 영구차 행렬이 끊임없이 이어진다. 코로나19가 만들어놓은 ‘드라이브 스루’ 장례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