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역서 엄마가 죽었는지도 모르고 담요 흔들며 깨우는 아기, ‘코로나의 비극’

인도

갈증과 굶주림으로 사망한 이주노동자 여성

막 걸음마 뗀 어린 아들의 안타까운 사모곡

인도의 기차역에서 한 아기가 숨진 이주노동자 엄마를 흔들어 깨우려는 영상이 SNS에 널리 공유돼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28일 PTI통신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최근 인도 SNS에서는 기차역 플랫폼을 배경으로 한 가슴 아픈 영상이 화제가 됐다.

인도 북부 비하르주 무자파르푸르의 기차역에서 찍힌 이 영상 속의 한 아기는 숨진 엄마를 덮은 담요를 들쳐댄다. 아기는 엄마가 숨진 사실을 모르는 듯 몇 번이고 담요를 당기고 들추면서 엄마를 깨우려는 모습을 보였다. 아기는 막 걸음마를 배운 듯 걸음걸이도 아직 완전하지 못한 상태였다.

이 영상을 트위터로 공유한 야당 정치인 테자시위 야다브는 "이 작은 어린이는 자신이 갖고 노는 시트가 엄마의 '수의'라는 것을 모르고 있다"며 "아이의 엄마는 굶주림과 갈증으로 열차에서 숨졌다"고 안타까워했다.

현지 경찰에 따르면 이 여성은 이주노동자로 서부 라자스탄주 아메다바드에서 출발한 귀향 열차 안에서 숨졌다.

인도에서는 지난 3월 25일부터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전국 봉쇄령이 내려지면서 대도시의 이주노동자 수백만 명이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뉴델리와 뭄바이 등 대도시에서 일하던 이주 노동자들은 강력한 봉쇄 정책이 시행되자 일자리를 잃었다. 생계가 막막해진 이들은 고향으로 돌아가려 해도 차편을 구하지 못해 지난 몇달을 난민처럼 지냈다. 급기야 폭염 속에서 걸어서 고향으로 향하다 숨지는 난민들이 속출했다.

인도 정부는 이달 초에야 이들이 고향으로 갈 수 있도록 특별 열차편을 편성하기 시작했다.

한편 28일 오전 9시 기준 인도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15만8333명으로 집계됐다. 사망자 수는 4531명으로 전날보다 194명 늘어났다. 봉쇄령에도 불구하고 확산세는 계속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