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동품 수집가 ‘로키산맥’에 숨겨놓은 100만불 보석상자, 신원 미상 남성이 발견

미국

2010년 암 판정받고 해발고도 1.5km 숨겨

“누구든지 상자 찾는 사람이 보물 다 가져라”

지난 10년간 전 세계 35만명의 탐험가들이 찾아 헤맨 100만달러짜리 ‘로키산맥 보물상자’가 드디어 발견됐다. 8일 CNN방송은 미국의 골동품 수집가 포레스트 펜이 10여년 전 로키산맥에 묻어놓은 보물상자가 한 남성에 의해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펜은 전날 개인 홈페이지에 이 사실을 공지하고 “탐험은 끝났다”고 선언했다. 이 남성은 보물을 발견한 뒤 사진을 찍어 펜에게 전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펜은 보물찾기가 끝났음을 알리며 “보물은 나무가 무성한 로키산맥 어딘가에 별들이 우거진 하늘 밑에 있었고 10년 전 내가 묻어둔 곳에 그대로 있었다”고 전했다.

펜이 로키산맥에 보물을 묻어놓게 된 건 그가 암 판정을 받으면서였다. 그는 2010년 “뉴멕시코주 산타페에서 캐나다 국경 사이 해발고도 1.5km 이상인 로키산맥 일대 어딘가에 금과 루비, 에메랄드 등 100만달러 어치의 보물을 숨겨놓았다”며 “누구든지 상자를 찾는 사람에게 보물을 전부 주겠다”고 밝혔다. 보물을 묻어놓은 위치를 담은 24행짜리 시를 ‘추억의 전율’이라는 책에 수록해 출판하기도 했지만 이제껏 보물을 찾아나선 그 누구도 발견하지 못했다.

펜에 따르면 10년간 보물찾기에 나선 탐험가의 수는 35만명에 달한다. CNN은 “이들 중에는 보물을 찾기 위해 본래 직업을 그만둔 사람도 있었다”며 “일부 탐험가들은 보물을 찾던 중 사고를 당해 숨지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펜은 현지 매체 ‘산타페뉴멕시칸’과의 인터뷰에서 보물을 발견한 남성의 신원을 비공개에 부치겠다고 밝혔다.

보물찾기를 시작한 이유에 대해 펜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고 자연을 탐험하도록 영감을 불어넣어주고 싶었다”며 “탐험에 나선 수많은 사람들에게 축하를 보낸다. 앞으로도 또다른 모험에 이끌리는 삶을 살기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