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사람 쏴 죽였다" 잘못된 소문에…

폭도 수백명 난동
유명 매장들 털어
한동안 도심 마비

시카고의 최대 번화가에서 심야에 대규모 폭동과 약탈이 일어나 한동안 도심이 마비되는 어처구니 없는 사태가 발생했다.

10일 자정 무렵부터 새벽 5시 사이 수백명이 '환상의 1마일'(Magnificent Mile)로 불리는 고급 상가 밀집지역 미시간애비뉴 등 도심 곳곳에서 상점 유리창을 깨고 상품을 약탈했다. 폭도들은 애플·베스트바이 등 대형 매장과 루이뷔통·아르마니·오메가 시계 등 고급 상점, 백화점 등을 돌면서 유리창을 깨고 문을 부수고 들어가 쇼핑백 가득 물건을 담아 달아났다. 일부는 은행 유리창을 깨고 침입했다.

이들은 진압에 나선 경찰을 향해 사제 최루탄을 쏘고 돌과 병을 던지며 저항했으며 자동차를 타고 가면서 경찰을 향해 총격을 가해 수명의 경찰관이 부상을 입었다. 시카고 경찰청장은 "이번 사건은 어떤 항의시위와도 연관되어 있지 않다"며 "전날 오후 2시30분께 시카고 남부 우범지역 잉글우드에서 발생한 총기 소지자와 경찰의 총격에서 촉발됐다"고 설명했다.

용의자는 총기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들에게 총을 쏘며 달아나다 경찰의 대응 사격을 받고 쓰러져 인근 시카고대학 부속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회복중이지만 경찰이 사람을 쏴서 숨지게 했다는 잘못된 소문이 퍼진 것이 폭동과 약탈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브라운 경찰청장은 "사건 현장으로 사람들이 모여들었고, 잘못된 정보로 인해 분위기가 점차 과열됐다"면서 "이후 소셜미디어에 도심 번화가 약탈을 계획하는 게시물들이 잇따라 올라왔다"고 전했다. 경찰 당국은 도심에 400여 명의 경찰관을 배치했으나 폭도들은 날이 밝을 때까지 곳곳에 흩어져 반달리즘을 자행했고 이로 인해 전철과 버스 등 도심으로 향하는 교통이 전면 통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