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가주 오렌지카운티 출신 한인 1세 마샤 리 켈리, 사상 첫 아시안 총괄 대표 '우뚝'

트럼프 대통령 재선 좌우 길목 전대진두지휘
신임 두터운 이너서클 "새로운 역사 만들 것"
4년 전 전대서도 운영 책임 …2번 연속 중책

24일 나흘간의 일정으로 막을 올린 미국 공화당 전당대회 준비·운영의 지휘봉을 한국계 이민 1세대 여성이 맡아 눈길을 끈다.

주인공은 마샤 리 켈리 총괄 대표'(President and CEO)다. 그는 지난 2016년 7월 클리블랜드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에서도 운영 총괄책임자(director of operation)를 지낸 바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과 재선의 길목으로 가는 두 차례의 전대를 연달아 진두지휘하는 중책을 맡은 것으로, 이번에 최고 책임자인CEO로 '승격'된 셈이다. 그만큼 트럼프 대통령의 신임이 두터운 '이너서클'임을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켈리 총괄대표는 4년 전 전대에서 인터뷰를 통해 "개인적으로 2008년, 2012년 공화당 전당대회 때도 참여한 것을 비롯해 대규모 컨벤션을 치러본 경험이 많은데 이번에 운영 총괄책임자를 맡게 돼 무한한 자부심과 더불어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각오를 피력하기도 했다.

그는 당시 캘리포니아주 오렌지카운티 라구나니겔에서 클리블랜드로 1년 전 이사까지 하며 행사 준비에 올인,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아시아계로서 공화당 전당대회 CEO를 맡은 것은 처음으로 알려져 있다.

켈리 총괄대표는 홈페이지 인사말을 통해 전당대회 준비팀의 역할을 "역사를 만드는 것"이라고 칭하며 자부심을 표현한 뒤 "트럼프 행정부는 엄청난 도전과제 속에서 우리를 이끌어왔으며 이제 우리를 '위대한 미국의 귀환'으로 안내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백악관 재입성의 길은 2020 공화당 전대로 시작한다"고 이번 전대의 의미를 평가했다.

켈리는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 중 한 명으로, 390명의 백악관 업무 직원들의 총괄 지휘하는 관리행정국장을 비롯한 백악관 내 여러 요직을 역임했다. 4월엔 퍼스트 레이디 멜라니아 트럼프의 선임 고문으로 임명되기도 했다. 2016년 평창패럴림픽 때에는 미국 공식 대표단의 일원으로 방한했다

두 명의 대통령 인수위 팀에서 일했으며 3차례의 공화당 전당대회에 관여하는 등 바닥에서 잔뼈가 굵은 행사 전문가이다.

그녀는 캘리포니아 주 오렌지 카운티 출신으로 한국인 이민가정 5남매 중의 막내로, 2000년 루돌프 줄리아니 당시 뉴욕시장 시절 시장실에서 처음 공직 생활을 했다. 뉴욕에서 30년 생활한 전형적인 뉴요커다.

홈페이지에 따르면 켈리 총괄대표는 1세대 한국계 미국인으로서 뉴욕시장실에서 경력을 시작, 과거 뉴욕시 밀레니엄 행사국장을 맡아 26시간 동안 전세계로 생중계됐던 행사를 지휘했다.

그는 뉴욕시 특별행사(Special Events) 담당 국장을 맡으면서, 줄리아니의 시장 취임식은 물론 1996년 뉴욕 양키스의 월드 시리즈 우승 뒤 종이 조각들을 하늘에서 흩뿌리는 티커 테이프 퍼레이드, 1만2000여명이 참석한 1997년 9월 뉴욕의 영국 다이애나 왕세자비 추모 행사, 26시간 전세계로 생중계 진행된 뉴욕시 밀레니엄 행사 등을 총괄 지휘했다.

특히 그는 9·11 희생자 추모 행사로 오전·오후 시간대 프로그램을 대상으로 시상하는 '데이타임 에미상'을 수상한 경력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는 밀레니엄 행사 때 줄리아니의 강력한 추천으로 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