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능·부패 정치 바꾸고, 세금도 아끼자”

이탈리아

국민투표 70% 찬성

945명→600명 감축

이탈리아에서 국회의원 수를 3분의 1 이상 줄이는 것을 골자로 한 개헌안이 통과했다.

지난 20∼21일 이틀간 실시된 국민투표 결과가 찬성 69.6%, 반대 30.4%로 나타났다. 최종 투표율은 53.8%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이탈리아의 상·하원의원 수는 36%씩 줄게 된다. 현 의회가 임기를 채운다는 가정 아래 다음 의회가 시작되는 2023년부터 상원의원은 315명에서 200명으로, 하원의원은 630명에서 400명으로 각각 조정될 예정이다.

의원 수 감축은 이탈리아 연립정부의 한 축을 구성하는 반체제 정당 ‘5성운동’이 세금 낭비를 막고 저효율·고비용 의회 구조를 혁신하겠다며 2018년 총선 전에 공약한 사안이다. 지난해 압도적인 지지로 상·하원을 통과했으나 일부 현직의원들의 반대로 이번에 국민투표를 실시했다.

이탈리아의 국민 10만명당 국회의원 수는 1.56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0.97명)은 물론 유럽연합(EU) 주요국인 독일(0.80명), 프랑스(1.48명), 스페인(1.32명)보다 많다. 한국(0.58명)과 비교하면 3배에 육박한다. ‘5성운동’은 발의안이 통과하면 이 수치가 1.0으로 떨어져 의회 임기 5년을 기준으로 5억유로(약 6889억원)의 혈세를 아끼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이탈리아에서는 1983년 이래 총 7차례 의원 수 감축 시도가 있었으나 번번이 실패하다 이번에 뜻을 이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