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 총리, 때아닌 '세탁물 스캔들' 곤욕…이스라엘 측 "황당무계 주장" 강력 반발

이스라엘

미국 "더러운 세탁물들 백악관 무료 세탁 이용"
주미대사관 "중동 외교 정상화 성과 희석 의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난데없이 빨랫감으로 구설에 올랐다. 미국을 방문할 때마다 여행가방에 더러운 빨래를 가득 채워와 공짜 세탁 서비스를 받아왔다는 것이다.

아랍에미리트(UAE) 관계 정상화 협정을 맺는 성과를 올려 추앙받고 있는 네타냐후 총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대표적인 외국 지도자이다.

24일 뉴욕타임스(NYT)는 네타냐후 총리가 백악관의 영빈관 직원들 사이에서 '더러운 세탁물이 가득한 가방'으로 유명하다고 보도했다.

백악관은 방미 기간 각국 정상들의 옷을 무료로 세탁해 돌려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NYT는 "모든 외국 정상들이 이용할 수 있는 특전이지만 바쁜 국가 정상들의 짧은 체류 기간 때문에 이용 빈도는 높지 않다"고 보도했다. 익명을 요청한 한 미국 관리는 "네타냐후 총리만이 세탁물이 든 가방을 실제로 가지고 온다"면서 "그가 여러 번 미국을 방문한 뒤, (세탁물을 가져오는 게) 의도적이라는 게 분명해졌다"고 언급했다.

이스라엘 측은 네타냐후 총리가 미국의 세탁 서비스를 과도하게 이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부인하며 "황당무계한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그는 과거 세탁물과 관련해 이스라엘에서도 논란의 대상이 됐다. 2016년 당시 네타냐후 총리는 국가 정보 자유법에 따라 자신이 쓴 세탁비용이 공개될 위기에 처하자 총리실과 이스라엘 법무부 장관을 고소했다. NYT는 "판사는 네타냐후의 편을 들었고, 세탁비 청구서 세부 사항은 비밀로 남아 있다"고 보도했다.

2018년 당시 보좌관은 "네타냐후의 아내 사라는 각종 비용을 숨기기 위해 여러 수단을 동원한다"면서 "출장 때마다 챙기는 네댓 개의 여행 가방에 드라이클리닝용 세탁물이 가득했다"고 폭로했다. 지난해 12월엔 총리 부부가 포르투갈로 하루 동안 출장을 가는데 가방 11개를 가져갔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이에대해 주미 이스라엘 대사관은 성명을 내고 '세탁물 논란'은 이스라엘이 최근 아랍에미리트(UAE) 및 바레인과 외교 관계를 정상화한 성과를 희석하려는 시도라고 주장했다.

대사관은 "이번 방문에서는 드라이클리닝을 하지 않았고, 셔츠 몇 장과 잠옷을 세탁했으며 공개회의를 위한 양복과 총리 부인의 드레스에 대한 다림질을 맡겼을 뿐"이라면서 "이는 과거 방문 때보다 적은 양"이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미국 당국자는 이번 네타냐후 총리 방문에서는 과거와 달리 더러운 옷이 담긴 가방들을 가져오지 않았다고 전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현재 부패 의혹으로 퇴진 요구까지 받는 등 이스라엘 국내서 좋지않은 상황에 처해있다. 지난해 11월 뇌물수수와 배임, 사기 등의 혐의로 검찰에 기소됐다.
할리우드 영화제작자 아논 밀천 등으로부터 수년간 '돔 페리뇽' 등 고급 샴페인과 '파르타가스' 쿠바산 시가 등 수십만 달러 상당의 선물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이스라엘 최대판매 부수를 자랑하는 일간지 예디오트 아흐로노트 발행인과 막후 거래를 통해 우호적인 기사를 대가로 경쟁지 발행 부수를 줄이려고 한 혐의도 받는다. 그러나 네타냐후 총리는 이런 혐의를 부인하면서 검찰과 언론이 '마녀사냥'을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