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 장기화로 호화 유람선이 고철로…

지구촌

세계 여행 수요 절반 뚝, 크루즈 줄줄이 해체
'카니발 판타지' 13척 폐선…고철 판매는 호황


세계 크루즈 산업이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았다.

전 세계 바다를 누벼야할 초호화 크루즈가 줄줄이 폐선의 길을 걷고 있다. 최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한 경영 악화로 크루즈 업계가 초호화 크루즈를 고철로 팔아넘기는 지경에 이르렀다.

터키 이즈미르에서 북쪽으로 50km가량 떨어진 알리아가 항구의 경우 크루즈 5척 폐선 작업이 한창이다. 수영장과 골프장, 극장 등을 갖춘 5층짜리 거대 크루즈도 벽과 창문, 난간을 뜯어내고 조각조각 분해했다.

그중 한 척은 '미국 자이언트 카니발 크루즈 라인'이 운영했던 '카니발 판타지'다. 1990년 첫 항해를 시작해 지난해 새 단장을 했지만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폐기 처분됐다.

지난 7월 이 크루즈사 CEO 아널드 도널드는 올해 크루즈 13척을 폐선시키겠다고 밝혔다. 이 밖에 영국과 이탈리아에서 온 크루즈도 고철로 팔려나갔다.

터키 현지 선박재활용산업협회 관계자는 "코로나19 이전에는 주로 화물선과 컨테이너선을 처리했다. 하지만 팬데믹 이후 크루즈가 많이 들어오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팬데믹으로 폐선 업체는 도리어 일감이 늘었다. 승객을 태우지 못한 크루즈는 해체 수순을 밟았다"고 설명했다.

크루즈 산업에 죽을 쑤는 사이 폐선 업계는 반사적인 호황을 맞았다

폐선될 크루즈는 미국·영국·이탈리아 등지에서 속속 들어오고 있다. 비금속 설비도 호텔업계 등에서 재활용하려는 수요가 있어 수입이 쏠쏠한 편이다.

매체에 따르면 크루즈 한 척을 해체하는데 2500명이 약 6개월을 매달려야 한다. 크루즈에서 뜯어낸 비금속 설비는 재활용하려는 호텔업자들이 많아 폐기하지 않는다. 터키 선박재활용산업협회는 1월 70만 톤이었던 고철 규모를 연말 110만 톤까지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코로나 사태가 격화되면서 세계 여행 수요는 절반가량 줄었다.

미국은 지난 3월 항구에서 출항하는 모든 여객 크루즈선에 대한 운행 금지 조처를 내렸다. 애초 7월이었던 종료 기한은, 크루즈 내 집단 감염이 잇따르면서 연장을 거듭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9월까지로 한 차례 연장했던 크루즈 운행 금지를 이달 말까지로 한 번 더 연장했다.

크루즈 라인스 국제 협회에 따르면 세계 크루즈 산업은 코로나 사태 이후 지난달 말까지 1070억달러 규모의 손실을 입었고 51만8000개의 일자리가 사라졌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크루즈 산업은 계속 악화되고, 폐선 업계는 계속 호황을 이어가는 진기한 현상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