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계환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경제 충격에도 세계 억만장자(Billionaire) 들의 재산이 오히려 늘면서 사상 처음으로 10조달러(약 1경2천조원)를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7일(현지시간) UBS 은행과 회계·컨설팅업체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가 발간한 억만장자 보고서에 따르면 7월 말 현재 세계 억만장자들의 재산은 10조2천억달러로 사상 처음 10조달러를 넘어섰다.

주기적으로 억만장자 보고서를 내온 UBS와 PwC의 집계에서 종전 최고치는 2017년 말의 8조9천억달러였다.

조사가 개시된 25년 전에는 억만장자의 재산이 1조달러를 조금 넘는 수준이었다.

올해 억만장자들의 재산 증가는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증시에서 의료보건과 기술주가 급등한 영향이 크다.

의료보건 분야의 억만장자들은 올해 재산이 50%나 늘었고 기술 분야 억만장자들도 43%의 재산 증가율을 보였다.

반면 엔터테인먼트와 부동산, 금융 등 분야 억만장자 재산은 10% 내외의 증가율을 보였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이와 관련, 보고서는 올해 기술과 의료보건 분야 억만장자의 재산 급증은 코로나19가 불러온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지속적인 추세의 시작을 알리는 것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지역적으로는 미국 억만장자들의 재산이 3조6천억달러로 가장 많았다.

아시아태평양 지역 억만장자의 재산도 3조3천억달러에 달했다. 이들의 재산은 올해 4∼7월 넉달간 36%나 늘었다.

특히 억만장자 수로는 아시아태평양지역이 831명으로 가장 많았다.

넉달간 221명의 억만장자가 새로 나왔고 이 가운데 91%는 여성이었다.

한편 보고서는 억만장자들이 올해 3∼6월 코로나19 퇴치 등을 위해 공개적으로 내놓은 기부금은 72억달러였다면서 실제 억만장자들의 기부금은 훨씬 더 많을 수 있다고 말했다.

UBS와 PwC의 이번 억만장자 보고서는 세계 억만장자 재산의 98%를 점유한 2천여명의 재산을 분석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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