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베트남행 컨테이너서 발견…"고기 등 식품 거의 먹어치워"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미국너구리 한 마리가 미국에서 베트남으로 실려 온 냉동 컨테이너에서 한 달여 동안이나 지내며 살아남았다고 베트남 현지 언론이 전했다.

7일 온라인 매체 VN익스프레스에 따르면 베트남 야생동물 보호단체인 '자연을 위한 교육'(ENV)은 지난달 30일 호찌민의 한 식품 회사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직원 한 명이 미국에서 도착한 컨테이너 안에 있던 미국너구리 한 마리로부터 공격을 당했다는 내용이었다.

컨테이너는 35일 전 미국에서 배에 실려 출발한 것으로, 안에는 고기를 포함해 식품들이 들어있었다.

고기 및 식품들이 상하지 않도록 컨테이너는 영하 18℃ 정도로 내부 온도가 유지됐는데, 이 미국너구리는 이곳에서 한 달이 넘도록 지내면서 컨테이너에 있던 고기를 포함해 식품 대부분을 먹어 치웠다고 매체는 전했다.

ENV 신고를 받은 사이공 동물원 구조팀은 이 동물을 안전하게 구조해 동물원으로 데리고 왔다.

동물원 관계자는 "미국너구리가 영하의 기온에서 오랜 시간을 보냈기 때문에, 따뜻한 환경에 적응하기 전에 처음 몇 시간 동안은 얼음 사이에 놓아두었다"고 말했다.

현재 이 미국너구리는 잔가지와 인공으로 만든 굴이 있는 8㎡의 우리에 머물고 있다고 동물원 측은 밝혔다.

1주가 지난 현재 안정을 찾아 소고기와 닭고기를 포함해 하루 약 1㎏의 고기를 먹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우리 동물원에 북미에서 온 미국너구리가 온 건 처음"이라고 말했다.

미국너구리는 야행성·잡식성 포유류로 주로 수풀에서 생활하지만, 산악 지형이나 습지 그리고 도심에서도 발견된다고 매체는 전했다.

두산백과에 따르면 미국너구리는 캐나다 남부로부터 북·중앙 아메리카에 널리 분포하며, 겨울이 되면 북쪽의 추운 지방에 서식하는 너구리는 나무 구멍에서 겨울잠을 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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