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 기사 "폭행 당시 차량 정차중…합의금 1천만원 안 넘어"

(서울=연합뉴스) 임성호 기자 = 장하연 서울경찰청장은 1일 이용구 법무부 차관의 `택시 기사 폭행' 부실 수사 의혹 자체 진상조사와 관련해 "조사 마무리 시기를 단정하기보다 제기되는 의혹의 모든 것을 다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 청장은 이날 기자 간담회에서 이같이 언급하며 "서초경찰서장을 비롯해 과장·팀장·담당자 등의 휴대전화와 사무실 PC, 통신자료 등을 포렌식 해서 분석하고 있고 택시운전사와 블랙박스 업체 대표도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대기발령 조처된 서초서 담당 수사관 징계 처분에 대해 "가장 높은 수준의 진상 확인작업이 진행 중이라 결과가 정확하게 나와야 책임 등이 명확해질 것"이라며 "그전까지 예단은 가급적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연휴 전에 `정인이 사건' 관련 징계위원회가 개최되는데, 그 시기에 이번 징계 안건이 포함되는지는 진상조사 결과를 본 뒤에 판단 가능하다"고 말했다.

장 청장은 이번 사건처럼 일선 경찰이 사건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의 재발 가능성을 지적받자 "112 신고사건 전체를 일선 경찰서에서 매일 전수 확인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건 처리에 미흡한 점이 없는지 등은 1년 내내 강조하는 사항이지만 이번 같은 일이 발생한 것에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장 청장은 또 정의당 김종철 전 대표의 장혜영 의원 성추행 고발 사건과 관련해 "2개 시민단체에서 각각 고발장을 제출했고, 고발사건 처리 관련 규정에 따라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피해자와의 관계 부분은 고발인 조사를 마치고 피해자 의사가 확인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장 의원은 김 전 대표를 형사 고소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시민단체 등이 김 전 대표를 고발하면서 고발의 자유와 피해자 의사 존중 사이에서 논란이 확산했다.

장 청장은 설 연휴에 특히 발생이 우려되는 아동학대 문제 대책에 "서울시나 각 아동보호전문기관 등과 협의해 실질적 효과를 발휘하는 데 필요한 게 뭔지 협업하고 있다"며 "충분히 경각심을 가지고 연휴에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울러 보이스피싱 범죄 단속과 관련해서는 "서울경찰청에 컨트롤타워를 만들어 종합적으로 사건 간 연관성 등을 분석해 체계적으로 대응하겠다"며 "지난해 말부터 기존 사건 분석시스템도 새로 갖추는 등 집중대응팀을 운영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용구 차관에게 폭행을 당한 택시 기사 A씨는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이 차관이 내 멱살을 잡는 동안 차는 정차 상태였다"며 "운전 습관상 잠시 멈출 때 기어는 주차(P)가 아닌 주행(D)에 두고 브레이크를 밟고 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A씨는 사건 이틀 뒤인 지난해 11월 8일 이 차관을 만나 합의를 봤다고 했다.그는 "이 차관이 당시 영상 삭제를 요구했지만 `혼자 보겠다'며 거부했고, 영상이나 정확한 합의금 규모는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고 했다. A씨는 합의금 액수를 밝힐 수는 없지만 "1천만원이 넘지 않는다"고 했다.

A씨는 "2년쯤 전에도 한 손님에게 심한 폭언과 욕설을 들은 적이 있다"며 "택시기사들에게 이런 폭언·폭행은 비일비재하고 처우도 열악하다는 점을 알아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