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구결과…"검댕·먼지 등 오염물 감소 때문"

탄소 영향에다 공기정화까지 기후변화에 설상가상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지구 기온이 높아졌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AP통신에 따르면 미국 국립대기연구센터(NCAR)는 이런 논문을 지구물리학회 연구회보에 2일 게재했다.

연구진은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세계 대유행)에 따른 봉쇄조치가 없는 상황을 가정해 모델 분석으로 2020년 기온과 비교했다.

그 결과 미국 동부, 러시아, 중국의 일부 지역의 기온이 팬데믹이 없는 경우보다 섭씨 0.3∼0.37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온 차의 원인은 경제활동 차질로 석유나 석탄 사용이 줄어 배출되는 검댕, 황산염 입자가 감소한 데 있었다.

공기가 맑아진 까닭에 햇볕이 반사되지 않고 지구에 더 많이 쏟아졌다는 얘기다.

NCAR의 기후학자 앤드루 게틀먼은 "오염물에 냉각 효과가 있어 공기가 깨끗해지면 실제로 지구가 더워진다"고 말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볼 때 지구 온난화의 주범은 이산화탄소를 비롯한 온실가스 배출량의 증가다.

게들먼은 팬데믹 때문에 탄소배출도 감소했지만 이번 연구에서는 공기정화의 영향이 더 컸다고 말했다.

검댕 같은 오염물질은 일주일이면 가라앉지만 탄소는 대기에 한 세기 이상을 머문다.

올해 팬데믹에 따른 경제활동 마비로 탄소배출도 줄긴 했으나 대기 중 전체 탄소량과 비교하면 새 발의 피라는 분석이다.

지구 기온은 공기정화 효과가 없다고 하더라도 산업화 이후 축적된 탄소배출의 영향으로 관측 이래 최고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기후변화 학자 게빈 슈미트는 공기정화 효과까지 겹쳐 지구 온난화에서 신기록이 나올 조짐이라고 내다봤다.

jangj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