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뉴스]

인맥·연줄 이용하거나 직업 속여 먼저 '백신 접종' 얌체 행각엔 공분

"남는 백신 찾아 발빠르게 행동, 사용 못한채 폐기하는 것 보다는낫다"

"노령층엔 죽느냐, 사느냐 문제

'새치기'는 비양심적, 비윤리적"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한창인 미국에서 접종 순서를 어기는 새치기 사례가 잇따라 공분을 사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6일 수백만 미국인이 자기 차례를 기다리는 가운데 일부는 연줄을 이용하거나 주별 규정의 허점을 파고들어 먼저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최소 2개 주에서 검찰이 조사에 착수했고, 보건 당국은 백신 접종 순서를 지키지 않은 것으로 의심되는 병원들에 백신 할당량을 줄였다고 신문은 전했다.

피터 네로나 로드아일랜드주 검찰총장은 2개 병원이 주 규정을 어기고 의료진이 아닌 직원 등에게 백신을 놔줬는지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들 병원은 이사들의 나이와 직업과 관계없이 먼저 백신을 접종할 수 있게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백신을 먼저 필요로 하는 사람보다 자신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것은 비양심적"이라면서 "고위험군에는 백신이 죽느냐 사느냐의 문제"라고 비판했다.

주 마다 다른 백신 우선순위 규정을 악용해 주 경계를 넘어가 먼저 백신을 맞는 '얌체'들도 부지기수다.

예를 들어 조지아주는 65세 이상 고령자에게 백신 접종을 허용하고 있어 70세 또는 75세 이상에게만 허용하는 인근 다른 주에서 조지아주로 백신을 맞으러 사람들이 몰리고 있다.


"결국 버릴 것, 되레 낭비 막아
'사냥꾼'은 부당한 행위가 아냐"

사용기한이 임박해 버려질 위기인 코로나19 백신 행방을 찾아내 남들보다 먼저 백신을 맞는 '백신 사냥꾼'들이 활개를 치고 있다. 백신 사냥꾼은 백신 접종소나 약국을 돌아다니며 사용기한이 곧 끝나 의료진이 즉석에서 접종자를 찾는 백신을 노리는 이들을 말한다.

현재 미국에서 접종이 이뤄지는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과 모더나 백신은 해동 뒤 상온에서 각각 2시간과 12시간까지만 보관할 수 있다.

CNN은 "이들은 백신들이 버려질 바에는 자신들이 일찍 맞아 백신 낭비를 막는 것이 낫지 않느냐고 항변한다"라고 전했다.

CNN에 따르면 루이지애나주에선 주민에게 사용기한이 임박한 백신이 있는 접종소를 공유하는 페이스북 그룹까지 등장했다.

이를 두고 윤리적 비판이 나오는 가운데 한 여성은 자신의 행동에 죄의식은 없다면서 "접종소들이 업무를 더 잘 수행하고 애초 의도한대로 백신을 접종할 수 있도록 방법을 찾는 것이 우선"이라고 지적했다.

생명윤리 학자인 멜리사 골드스타인 조지워싱턴대 공중보건대학원 부교수는 '부당하다'라는 인식이 존재하지만 기업가처럼 남보다 빠르게 행동해 접종 기회를 창출해내는 것을 완전히 그른 행위로 보는 것엔 의문을 제기했다. 뇌물을 주거나 친분을 이용해 먼저 백신을 접종받으려는 행위 등과는 구별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