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 "윤석열, 소중한 자산"…吳 "소개팅 실패하고 또?"

(서울=연합뉴스) 전명훈 이동환 기자 =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16일 마지막 단일화 경선 TV토론에서 안 후보의 국민의힘 입당 문제를 놓고 양보 없는 설전을 벌였다.

오 후보는 먼저 안 후보에게 "약속을 지키지 못할 가능성이 많은 합당을 하느니, (안 후보가) 입당하는 게 낫다"며 "어차피 할 합당, (오늘 입당하면) 100% 야권 분열을 막을 수 있다"고 제안했다.

보궐선거 이후 국민의당-국민의힘 합당을 추진하겠다는 안 후보의 이날 발표에 한 걸음을 더 나아간 셈이다.

오 후보는 안 후보가 입당하는 경우에 대해 "(단일화 여론조사에서) 경쟁력 조사로 동의해드리겠다"며 단일화 협상의 최대 쟁점을 양보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대해 안 후보는 "제 목적은 서울시장 선거에서 야권이 이기는 것"이라며 "그래서 최대한 4번(국민의당) 지지자들과 2번(국민의힘) 지지자들을 모두 합쳐서 이번에 이기자는 것"이라고 말해 거부 의사를 밝혔다.

안 후보는 "혹시나 미덥지 못하다는 분들도 계실 수 있을 것 같아서 오늘 시장 선거 이후 3단계 범야권 통합 방안을 말씀 드린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 후보는 안 후보의 합당 구상과 관련해 "지금 국민의힘은 의석수가 100석이 넘는데, 국민의당은 3석이다. 100대 3비율로 합당할 의향이 있냐"며 현실성 문제를 지적했다.

이에 대해 안 후보는 "서울시장 선거 이후의 '대통합 야당'에서 어떤 지분도 요구할 생각이 없다"고 했다.

안 후보는 "우리끼리는 분열에 관해서는 이야기하면 안 된다"며 단일화 경선 탈락 후보가 단일후보의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자고 제안해 오 후보의 동의를 이끌어냈다. 오 후보는 다만 "그게 현실적으로 가능할지 걱정된다"고 했다.

두 후보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의 관계를 두고도 각을 세웠다.

안 후보는 "윤 전 총장은 야권의 소중한 자산"이라며 "윤 전 총장이 정치를 한다면 대선 후보로, 또 정치를 하지 않더라도 힘을 보태는 역할을 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오 후보는 "과거 윤 전 총장 영입을 위해 접촉했던 사실을 인터뷰에서 말하는 걸 여러번 봤다. 사실 실패한 영입"이라며 "요즘 젊은 분들이 실패한 소개팅에 대해 주변에 이야기하면 정말 싫어한다고 한다"고 비꼬았다.

오 후보는 안 후보가 단일후보가 되는 경우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의 불편한 관계가 문제가 될 수 있다고도 지적했다.

오 후보는 최근 안 후보가 김 위원장을 향해 '옹고집', '상왕' 등의 표현을 썼다며 "이런 상태에서 공동선대위가 원활하게 운영될 수 있을까"라고 말했다.

안 후보는 "제가 단일후보가 된다면 김 위원장을 찾아뵙고 양해를 구하고 제발 도와달라고 꼭 부탁드릴 것"이라고 했다.

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