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범죄조사 독립기구 IIMM과 회동…'무기력한 유엔' 압박

시위대 또 10명 이상 사망…흘라잉 사령관 "시민불복종, 국가파괴 행위"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미얀마 민주진영이 7일 유엔에 군부의 잔혹 행위들에 대한 증거를 대거 제출했다.

580명 이상의 사망자를 낸 엄청난 유혈 참사가 발생했음에도 실효성 있는 대응책을 내놓지 못하는 유엔을 압박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문민정부 소속으로 지난해 총선에서 당선된 이들로 구성된 '연방의회 대표위원회'(CRPH)는 발표문을 통해 CRPH와 계약한 인권전문 로펌 관계자들이 이날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의 미얀마독립조사기구(IIMM) 책임자를 면담한다고 밝혔다.

IIMM은 지난 2018년 9월 유엔 인권이사회 결의로 구성된 독립 기구로, 미얀마에서 벌어진 국제법 위반 범죄의 증거를 수집·분석하고 관련자들을 형사 처벌하는 것을 염두에 두고 꾸려졌다.

CRPH는 이날 면담이 2월 1일 쿠데타 이후 군부에 의해 저질러진 잔혹행위 대응과 관련해 미얀마 민주진영과 IIMM간 대화와 공조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CRPH는 군부에 의한 광범위한 인권침해를 보여주는 18만건의 증거를 받았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540건 이상의 초법적 처형 ▲10건 이상의 구금 정치범 사망 ▲수감자들에 대한 고문 ▲평화 시위대에 대한 치명적인 무력의 광범위한 사용 ▲광범위한 불법 구금 ▲언론사 탄압 및 언론인 체포 ▲인터넷 접속 제한 및 인터넷상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기타 조치 등이 포함된다고 CPRH는 설명했다.

이에 따라 CRPH를 대리하는 로펌 관계자들은 이날 면담에서 군부의 인권침해 관련 자료를 IIMM에 제출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인권단체인 정치범지원협회(AAPP)는 전날 현재 581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 중에는 어린이도 47명 이상이 포함돼 있다고 AAPP는 설명했다.

미얀마 군경은 이날도 시위대에 마구잡이 총격을 가했다고 현지 매체들이 보도했다.

사가잉 지역 칼레에서는 이날 오전 5시께 군경이 무력 진압에 나서면서 시위대 7명과 이를 구경하던 1명 등 8명이 총격 등에 숨졌다고 미얀마 나우가 목격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당시 시위대는 군경 진입을 막기 위해 마을 입구에 모래 포대 등으로 바리케이드를 쌓던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라와디는 군경이 소총은 물론 폭발물도 사용했다고 목격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미얀마 나우는 또 바고 지역의 캬욱지에서도 군경 총격으로 시위 참여자 2명이 숨졌다고 전했다.

민 아훙 흘라잉 최고사령관은 이날 성명을 내고 시민 불복종 운동(CDM)이 병원과 학교, 도로,사무실 그리고 공장을 멈췄다고 비판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흘라잉 최고사령관은 "이웃 국가들과 국제사회에서 시위가 열려도 그들은 업무를 중단시키지는 않는다"며 "CDM은 국가를 파괴하는 행위"라고 말했다.

한편 신용평가회사 피치그룹 산하 컨설팅업체 피치솔루션스는 이날 펴낸 보고서에서 중단기적으로 시위대 세력 및 소수민족 무장단체가 연합한 반군부 무장세력과 군부간 무장 충돌이 예상된다고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그러면서 미얀마가 '파탄 국가'를 향해 가고 있다고 전망했다.

이 업체는 또 "민간인과 소수민족 반군에 대한 폭력 수위를 높이는 것은 군부가 국가에 대한 통제력을 점점 더 상실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이 업체는 이틀 전에는 미얀마 경제가 올해 20% 뒷걸음질 칠 것으로 전망했다.

sout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