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스값 등 생활비 고공 행진, 코로나 사태 이후 월급은 ‘그대로’ 한인 직장인들 ‘헉헉’

[뉴스포커스]

원자재·곡물가격 상승 여파 물가 3년래 최고

업주들 “재료값 오르고 매출줄어 나도 고통”

아파트비 내기도 빠듯, 세컨 잡 잡아 버티기

====================================

#LA 다운타운 자바상에서 일하는 김모씨(40)는 최근 타운 내 단골 식당을 찾았다가 입이 떡 벌어졌다. 자신의 최애 메뉴인 갈비탕 가격이 $12.99에서 $15.99로 둔갑한 것. 다른 메뉴들도 최소 2달러씩은 가격이 인상됐다. 업주는 ‘식재료 값이 올라서 어쩔수 없다’지만 김씨는 걱정이다. 식비 뿐만아니라 개스, 식료품 등 물가는 천정부지로 솟구치는데 야속하게 월급만 그대로다. 김씨는 "코로나가 닥친후 사내에 한바탕 몰아닥친 감원 바람에 안 잘린 것만으로도 다행"이라며 "월급 인상은 꿈도 못꾼다"고 말했다.

#오렌지카운티 내 한 무역회사에서 일하는 이모씨(35)씨는 "물가가 많이 올라 혼자서는 가족을 부양하기 역부족"이라며 "산후조리도 완벽하게 못한 아내가 할수없이 직장에 복직했다. 회사 사장에게 어려운 사정을 내비췄지만 사장 또한 ‘코로나 때문에 나도 힘들다'며 마이동풍"이라고 말했다. 1년이 지나도록 월급은 제자리다.

경제 재개방으로 타운이 조금씩 활력을 되찾고 있는 가운데 물가가 폭등하면서 한인 직장인들의 시름이 깊다. 점심 값에서부터 개스비에 이르기까지 안오르는 것이 없는데 봉급은 전혀 미동도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백신 접종이 본격화되고 경제도 점점 활성화 되면서 자연스럽게 지출 또한 늘어나는 가운데 월급은 전혀 오르지 않아 헉헉거리고 있는 것이다.

한인 업주들도 어렵기는 마찬가지. 정부에서 지원금이나 대출금을 받기는 했지만 사업체 운영해 나가기도 빠듯하다. 문을 닫느냐 마느냐 하는 기로에 놓여있는 비즈니스도 수두룩하다. 직원을 봉급 인상은 전혀 생각할 틈이 없다.

최근 미 주류사회는 생활용품과 식음료 업체들이 줄줄이 제품 가격 인상을 예고하고 나서면서 물가 상승 우려가 커지고 있다. 원자재 가격과 운송비 상승이 서민 생활에 밀접한 제품 가격을 밀어 올렸다.

프록터앤드갬블(P&G)은 오는 9월부터 아기용품과 성인용 기저귀, 여성용품 가격을 인상하기로 했다, 코카콜라 등 식음료 업체들의 가격 인상 예고도 잇따르는 등 지난 3월 미국의 소비자물가는 2.6% 올라 2018년 이후 최대폭의 상승을 기록했다.

작년 하반기부터 경기 회복 기대감에 공급 제약과 막대한 유동성이 맞물리며 원자재·곡물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했다. 그러다보니 한인 업체들도 직격탄을 맞았다.

결국 이러저런 지출이 늘어난 업주들이 직원들 봉급 인상을 기피하는 것은 당연지사다.

타운에서 홍보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김모(51)씨는 “코로나를 겪으면서 주문이 줄어 5명이던 직원을 3명으로 줄였다”며 “현재 회사 사정으론 직원 봉급을 올려주긴 커녕 회사가 버티기도 어려운실정”이라고 하소연했다.

다른 업주들도 상황은 비슷하다. 모든 물가가 오르는 상황에서 어려운회사 재정을 감수해가며 직원들의 봉급을 올려주기가 쉽지않다.

비영리단체에서 일하는 김모(35)씨는 “여러차례 상사에게 봉급 인상을 건의했으나 대답은 ‘나중에 얘기하자'이다”라며, "지금 수입으론 아파트 렌트비 내기도 벅찬 상황이라 얼마전부터 세컨 잡으로 아마존 배달 일을 시작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