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도는 백신, '외국인 나그네'도 화이자 맞을 수있는 미국

뉴스진단

"항공료 안 아까워" 4월 멕시코 20만여명 출국
태국 여행사 미국행 백신 여행 예약 첫날 매진 
美 일부 주·대도시 관광객 유치 무료 백신접종

코로나19 백신을 맞으려고 미국을 찾는 외국인들이 부쩍 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8일 텍사스주, 플로리다주 등의 관광업이 코로나19 백신을 맞으려고 방문한 외국인들 덕분에 활기를 띠고 있다고 보도했다. 세계적으로 코로나19 백신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미국은 상대적으로 백신을 접종하기 쉬운 국가이기 때문이다.

5월부터 미국의 여러 인기 주들이 비행기에서 갓내린 뜨내기도 주사를 맞을 수 있게 접종을 완전히 개방함에 따라 이런 원정 접종이 폭발적으로 늘 전망이다. 신문은 특히 아시아가 '원정 출산' 때와 마찬가지로 미국 행 '원정 접종'의 주고객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미국 내 많은 주는 백신을 접종할 때 거주 요건을 요구하지 않기 때문에 외국인 접종이 가능하다.

이런 상황에서 백신을 맞으려는 멕시코인들의 미국 방문이 급증했다. 지난 4월 멕시코 수도 멕시코시티의 국제공항에서 미국으로 출국한 승객은 약 20만7천명으로 3월(17만7천명)과 2월(9만5천명)에 비해 대폭 늘었다. 행선지를 보면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4만1천명)과 댈러스(2만6천 명)가 1, 2위를 차지했고 그다음으로 LA, 마이애미, 샌안토니오가 그 뒤를 이었다.

코로나19 사태로 직격탄을 맞은 멕시코 여행업계는 자국민의 미국 여행을 부추기고 있다.

멕시코 산업협회장에 따르면 멕시코 여행사들은 올해 3∼4월 미국으로 가는 패키지 여행상품을 17만명에게 팔았는데 고객 대부분이 백신을 맞으려는 사람들이었다. 특히 멕시코 부유층 입장에서는 자국에서 백신 접종 순서를 계속 기다려야 하는 상황을 생각할 때 미국행 항공료가 그리 아깝지 않다는 얘기다.

미국에서는 전체 인구의 34%가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했지만 멕시코에서는 그 비율이 6%에 그치고 있다. 

동남아시아에서도 백신 접종을 위해 미국으로 몰려오고 있다. 태국의 한 여행사는  미국행 백신 여행 상품을 내놨는데 첫날부터 200명이 예약했다.

한 번만 맞아도 되는(두 번 미국에 올 필요가 없는) 얀센 접종센터 방문을 핵심으로 해서 일주일 정도 LA, 샌프란시스코 및 태평양 해안 관광 그리고 쇼핑 일정을 잡고 있다. 8~10명 그룹여행에 1인당 2400달러(비행기표 제외)를 받는다.

이에 미국의 일부 주와 도시에서는  백신을 앞세워 관광객들을 유치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관광객 증가가 지역 경제를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은 지난 6일 관광객에게 백신을 접종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으며 마이크 던리비 알래스카 주지사는 6월 1일부터 주요 공항에서 여행객에게 백신을 무료로 접종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하와이 신혼여행 맘놓고 간다

내일부터 방문자 2주 격리 음성 학인서 등 면제
백신 접종 증명 제출시 자유여행 백신 여권 발부

하와이가 코로나19 백신 접종자를 대상으로 자유로운 여행을 보장키로 했다. 데이비드 이게 하와이 주지사는 내일(11일) 자정을 기준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 증명서 제출자에 대해 제한적으로 14일 격리 및 현지 도착 후 코로나19 테스트 음성 확인서 제출 및 추가 의무 테스트 등의 전 과정이 면제될 것이라고 밝혔다.

백신접종 완료 여행자들에게 주 정부가 승인한 일명 '백신여권'이 발행되는 방식이다. 이때 백신 접종 완료자란 백신별 권장 횟수 접종을 마치고 항체 형성기간 2주가 지난 여행자를 지칭한다.

이들을 대상으로 하와이 주정부가 발부한 백신 여권을 소지할 경우, 코로나19 발생 이전과 동일한 수준에서 하와이 주내의 자유로운 여행이 가능해진 셈이다. 다만, 해당 백신 여권은 하와이주에 소재한 8곳의 섬 내에서의 이동만 가능토록 지역 제한을 뒀다.

한편 일각에서는 백신 접종과 관련한 '가짜 백신 접종 확인서'가 거래되는 등 남용과 추가 범죄 양산의 문제가 있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