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도 넘는 초여름 날씨…부처님의 자비로 코로나19 극복 기원

(전국종합=연합뉴스) 부처님 오신 날인 19일 낮 최고 기온이 30도까지 오르는 초여름 날씨에 전국 주요 행락지는 나들이객으로 북적였다.

화창한 날씨 속에 봉축 법요식이 열린 전국 사찰에는 신도들이 찾아와 온 누리에 부처님의 자비와 광명,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을 기원했다.

대부분 사찰은 코로나19 방역 지침을 고려해 봉축법요식을 간소화해 진행하거나 시간대별로 인원수를 제한해 신도를 맞았다.

대한불교조계종 제9교구 본사 팔공총림 동화사에서 열린 법요식에는 김부겸 국무총리와 국민의힘 강대식 의원 등 지역 정치인과 국민의힘 나경원 전 의원 등이 참석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 산사인 법주사는 법고시연, 타종, 육법 공양, 헌향·헌화, 봉축사 순서로 조촐한 봉축법요식을 진행했다.

코로나19 이전에는 신도 등 수천 명이 모여 법요식을 열었지만, 올해는 규모를 대폭 줄였다.

신도 간 1m 거리두기, 명부작성, 마스크 착용 등 방역수칙을 준수하면서 부처님 오신 날의 의미를 되새겼다.

합천 해인사, 하동 쌍계사, 양산 통도사 등 경남 주요 사찰에서도 출입자 열 체크, 안심콜, 명부작성, 식사 금지 등 코로나19 방역에 힘썼다.

조계종 3교구 본사 설악산 신흥사에서도 우송 회주스님과 지혜 주지 스님을 비롯해 지역의 기관단체장, 신도 등이 참석해 법요식을 봉행했다.

충남 공주 계룡산 동학사와 갑사에는 1만1천여 명이 방문해 산행하거나 사찰을 찾아 부처님 앞에 꽃을 공양했다.

부산 대표 사찰인 조계종 범어사와 천태종 삼광사도 행사를 소규모로 진행했지만, 불자들의 발길이 온종일 이어졌다.

법요식에 참석한 주요 인사들과 신도들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거리두기 등 방역 수칙을 지키며 석가탄신의 의미를 되새겼다.

전국 유원지와 유명산을 찾은 시민들도 방역수칙을 지키면서 즐거운 휴일을 보냈다.

마스크 너머 시민들의 표정은 온화한 미소와 잔잔한 웃음이 진하게 번졌다.

용인 에버랜드를 찾은 시민들은 최근 새롭게 선보인 사파리월드 와일드 트램을 타고 맹수들을 가까이에서 살펴봤다.

100만 송이 장미가 만발한 대전 한밭수목원에도 연인, 친구, 가족 등이 찾아 인생 사진을 찍으며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제주 한라산과 사려니숲길, 올레길 등 자연 탐방로에도 탐방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설악산과 오대산, 치악산, 속리산, 무등산 등 주요 국립공원에도 등산객들이 찾아와 초여름 날씨 속에 산행을 만끽했다.

낮 기온이 30도까지 오른 강원 동해안의 해수욕장을 찾은 행락객들은 바닷물에 발을 담근 채 때 이른 물놀이를 즐겼다.

모래 전시회장으로 변한 해운대해수욕장과 광안리, 송도, 다대포 해수욕장 등에도 온종일 나들이객 발길이 이어졌다.

전남 담양 죽녹원을 방문한 정모 씨는 "모처럼 가족끼리 마스크를 쓰고 야외에 나오니 좋다"며 "코로나 확진자가 계속 나오고 있어 불안하긴 하지만, 야외에선 서로 방역수칙을 잘 지키는 게 서로에 대한 배려 같다"고 말했다.

이날 낮 최고 기온은 양양 30.9도, 경북 경산 하양 30.3도, 속초 설악동 30.1도, 강릉 30도 등을 기록했다. (손형주 전창해 박정헌 최종호 홍인철 박주영 최은지 이강일 고성식 전승현 이재현 기자)

j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