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진그룹 리처드 브랜슨, 첫 우주관광 성공

 88㎞ 고도까지 비행, '미세중력' 체험
동료 억만장자 베이조스, 머스크 앞서
'진짜 우주 관광' 놓고 3인 날선 신경전

 오는 18일 71세 생일을 맞이하는 영국의 억만장자 리처드 브랜슨 버진그룹 회장이 우주 관광 시범 비행에 성공했다. 브랜슨은 11일 서부 기준 오전 7시 40분께 자신이 창업한 버진 갤럭틱의 우주 비행선 'VSS 유니티'를 타고 모선인 'VMS 이브'에 실려 뉴멕시코주 스페이스포트 우주센터에서 이륙한뒤 1시간 뒤 지상에 무사히 착륙했다.

'유니티'에는 모두 6명이 탑승했다. 브랜슨과 버진 갤럭틱 소속 조종사 2명, 임원 3명이 우주 관광 체험에 나섰다. 브랜슨 등 일행은 고도 55마일(88.5㎞)까지 도달해 약 4분간 중력이 거의 없는 '미세 중력'(microgravity) 상태를 체험한 뒤 지구로 귀환했다.

브랜슨은 "우리가 여기까지 오는데 17년 동안의 노고가 있었다"며 버진 갤럭틱 팀에게 축하의 메시지를 전했다.

브랜슨의 이번 우주 비행은 우주 관광 사업을 활성화하기 위한 일종의 판촉 전략이다. 버진 갤럭틱은 내년부터 완전한 상업 서비스를 시작한다는 구상으로, 약 25만달러(2억8천만원) 가격에 600여장의 우주 관광 티켓을 예약 판매했다.

브랜슨은 억만장자들이 벌이는 '스타워즈 3파전'에서 첫 등판의 이정표를 세웠다.

AP 통신은 "스릴을 추구하는 억만장자 브랜슨이 동료 억만장자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의장과 일론 머스크 테슬러 CEO를 물리치고" 우주 관광 첫 비행을 신고했다고 보도했다.

베이조스는 오는 20일 아폴로 11호의 달 착륙 52주년 기념일에 맞춰 남동생 마크와 82세 여성 월리 펑크 등과 함께 직접 우주 관광 체험에 나선다.

머스크가 설립한 우주 탐사기업 스페이스X도 오는 9월 일반인 4명을 우주선에 태워 지구를 공전하는 궤도비행에 도전한다.

베이조스와 머스크는 브랜슨의 첫 우주 관광을 축하하면서도 견제구도 잊지 않았다. 베이조스는 유럽 국제항공우주연맹은 고도 100㎞인 '카르만 라인'(karman line)을 넘어야 우주로 정의하는데 베이조스는 브랜슨의 우주 관광은 이 기준에 못 미친다고 지적했다. 민간인들의 우주 궤도비행과 화성 이주까지 추진 중인 머스크는 최근 트위터를 통해 "우주에 도달하는 것과 (더 먼) 궤도까지 가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며 블루 오리진과 버진 갤럭틱의 우주 관광을 한 수 아래로 평가했다.

하지만, 버진 갤럭틱은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연방항공국(FAA)이 고도 80㎞ 이상을 우주의 기준으로 본다는 점을 들어 전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