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있는 '범죄의 도시' 오명 시카고, 경찰 처우 악화로 퇴직 행렬 이어져

플로이드 사건, 코로나19 등이 주원인
올해 살인사건만 벌써 382건 불안고조

한때 '범죄의 도시'라고까지 불린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경찰들의 퇴직행렬이 이어져 우려를 낳는다. 시카고는 현재 범죄 조직원 숫자가 경찰의 9배에 달해 최근의 경찰력 감소가 더 많은 범죄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걱정이 나온다.

13일 시카고선타임스에 따르면 작년 기준 시카고에는 55개 범죄 조직에 11만7천명의 조직원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반면 시카고 경찰은 1만3천명가량으로 범죄 조직원 수의 9분의 1에 불과했다.

범죄 조직원과 경찰 숫자의 이런 불균형은 앞으로 더 심해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시카고에서 올해 상반기 퇴직한 경찰관은 363명이다. 이는 지난해 한 해 퇴직자(560명)의 65% 수준이며 재작년 퇴직자(475명)의 3분의 2가 넘는다. 심지어 2018년 전체 퇴직자(339명)보다는 많다.

퇴직행렬은 하반기에도 이어질 전망으로 이달 56명이 경찰복을 벗을 예정이다.

경찰관들이 일을 그만두는 이유로는 열악한 노동환경이 꼽힌다.

시카고는 올해 들어 살인사건만 벌써 382건이 발생했다. 이전에 비하면 40% 안팎의 폭발적인 증가세다.

경찰노조측은 "젊은 경찰관도 각종 혜택을 마다하고 경찰을 떠나고 있다"면서 "경찰관들이 12시간 교대근무와 휴무일 취소, 끊임없는 징계위협에 질려 다른 일을 구하기 전까지 휴직해버리기도 한다"라고 전했다.

시카고 15구의 레이 로페즈 구청장은 "많은 경찰관이 경찰직을 그만두는 것이 아니라 시카고에서 다른 지역으로 이직했다"라면서 "시카고에서 존중받거나 존경받지 못한다고 느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다만 경찰관 퇴직행렬은 전국적인 현상이다. 작년 4월부터 올해 4월까지 1년간 미 전국 200개 경찰서 은퇴자와 퇴직자는 직전 1년에 견줘 각각 45%와 18% 증가했다. 플로이드 사망사건 이후 경찰에 대한 시선이 안 좋아지고 여기에 코로나19 대유행까지 겹쳐 예산이 줄어들어 처우가 열악해진 점도 퇴직이 증가한 요인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