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접종" 이라고 거짓말 하거나 '가짜 이름' 이용

[뉴스포커스]

CDC, 총 900여건 보고, 실제론 훨씬 많을 듯
급속 재확산'돌파 감염'우려 "기다리기 싫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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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종 기록 관리 행정 시스템 느슨 탈법 부추겨
"어차피 백신 남아도는데, 버리는 것보다 낫다

 
코로나19가 급속히 재확산하면서 보건당국의 권고가 내려지지 않았는데도 부스터샷(추가 접종)을 몰래 맞는 사람이 늘고 있다. 백신이 언제 어디서나 맞을 수 있을 정도로 풍족한 데다, 접종 기록을 관리하는 당국의 행정 시스템이 느슨한 결과로 풀이된다.

AP통신은 7일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지금까지 의료기관들로부터 모두 900여 건의 부스터샷 접종 사례를 보고 받았다고 보도했다. 의료기관의 보고는 자발적으로 이뤄지는 만큼 실제 부스터 샷을 맞은 미국인은 이보다 훨씬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AP는 의료 당국의 허술한 접종자 관리가 이들을 부추긴 것으로 분석했다. 현재 미국에는 접종 기록에 대한 중앙 관리 시스템이 없기 때문에 일선 약국이나 병원은 과거 접종 기록을 알 방법이 없다. 그렇다 보니 두 번의 접종 기록을 숨기고 세 번째 접종을 하는 게 어렵지 않다. 이들은 첫 번째 접종이라고 거짓말을 하거나 가짜 이름을 이용해 주사를 맞는다. 의료진들이 일일이 접종 여부를 묻지도 않는다.

메인주의 26세 여성인 지나 웰치는 병원에 백신을 처음 맞는다고 말하고 세 번째 주사를 맞았다. 천식과 간 질환을 앓고 있다는 그는 온라인상에서 부스터샷이 필요하다는 전문가들의 주장을 따랐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내 스스로를 보호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면서 “(보건당국의 부스터샷) 권고를 6개월이고, 1년이고 계속 기다릴 수는 없었다”고 했다.

미주리주 병원 직원인 67세의 윌 클라트도 지난 5월 동네 약국에서 세 번째 백신을 맞았다. 클라트는 자신의 개인정보를 모두 제공했지만 약국은 백신 주사를 놓고 시스템을 검색해본 뒤에야 그가 접종 완료자라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 

지난달에는 52세 캘리포니아주 남성이 첫 접종이라고 말하면서 세 번째 백신을 맞았다. 그는 운전면허증 대신에 여권을 신분증으로 제시했는데 약국은 나중에 그의 보험회사에 연락해본 뒤에야 그가 3월에 이미 주사를 두 번 맞았다는 사실을 알았다.

일각에서는 “백신이 남아도는데 버리는 것보다 낫지 않느냐”는 의견도 나온다. 현재 미국은 백신 회의와 기피 주의 영향 아래 잉여 백신이 골칫거리가 된 상황이다. 

6개월 전 백신 접종을 완료한 정치 만평가 테드 랄도 이런 이유로 지난 주 한번 더 주사를 맞았다고 했다. 그는 WSJ 기고문에서 “2620만 회분의 백신이 버려질 것이라는 보고서를 읽고 부스터 샷을 맞았다”면서 “쓰레기통에 들어갈 백신을 절약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부스터 샷 접종 승인
공식적으로 부스터 샷 접종을 시작한 국가는 이스라엘과 영국, 독일, 러시아 등이다. 이들 국가는 노인층 등 접종자를 대상으로 세 번째 접종을 허락했다.

美 코로나 6달 전으로
일일 확진자 10만명선

한편 코로나19 델타 변이가 확산하면서 미국의 하루 평균 신규 확진자가 2월 이후 처음으로 10만명을 넘어섰다. 지난 6일 기준 일주일 동안 하루 평균 10만7140명의 코로나 환자가 발생했다. 일주일 단위로 집계하는 일평균 신규 환자가 10만명을 넘은 것은 올해 2월 이후 처음이다.
LA카운티는 지난 7일 4283명으로 4천명대를 넘었으나 8일 다시 3035명을 기록, 3천명대로 내려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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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우치 "부스터샷 필요"
백신 효력 뚝 노인 우선"

미국 대통령 보건 참모인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이 코로나19 백신을 맞은 사람도 부스터샷(추가접종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파우치 소장은 8일 면역체계가 손상된 이들은 강한 면역 반응을 갖지 못할 가능성이 커서 시간이 흐르면서 백신 보호가 다소 약화한 것을 보여준다면서 부스터샷 필요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노인들의 경우 시간이 흐르면서 백신 보호가 약화한다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