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구팀 "경증·무증상자 백신 반응, 비감염자와 비슷"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코로나19에서 완치돼도 항체 생성이 보장되거나 재감염에 대한 면역이 생기는 게 아니다. 특히 경증·무증상자는 감염 이력이 없는 사람과 백신 면역반응이 비슷해 2차 백신 접종까지 마쳐야 한다."

미국 노스웨스턴대학 토머스 맥데이드 교수팀은 31일 과학저널 '사이언티픽 리포츠'(Scientific Reports)에서 코로나19 감염 전력자와 미전력자의 백신 접종 후 면역반응을 조사한 결과 화이자·모더나 백신을 2차까지 접종한 완치자도 2차 접종 2개월 후부터 항체반응이 20% 감소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연구팀은 이 결과는 백신 접종으로 형성된 면역력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약해진다는 점뿐 아니라 델타 변이 같은 전염력 강한 변종 등장으로 인한 위험을 고려할 때 백신 2차 접종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코로나19 바이러스(SARS-CoV-2)에 감염된 적이 있는 13명과 감염된 적이 없는 14명을 대상으로 화이자·모더나 백신 1·2차 접종 2~3주 후와 2개월 후 각각 혈액을 채취해 면역반응 변화를 측정했다.

또 이들 백신이 변이 전의 원래 바이러스와 영국발 알파 변이, 남아공발 베타 변이, 브라질발 감마 변이에 대해 어느 정도의 면역력을 형성시키는지도 조사했다.

1·2차 접종 후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감염 경로인 스파이크 단백질과 인체 '안지오텐신전환효소2'(ACE2) 간 상호작용을 억제하는 중화항체 효과를 측정해 보니 변이 전 원래 바이러스의 경우 면역 효과가 1차 접종 후 59.1%, 2차 접종 후 97.7%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변이 바이러스의 경우 백신의 면역 효과가 크게 떨어졌다. 알파 변이에 대한 면역 효과는 1차 접종 후 45.9%, 2차 접종 후 92.0%였고, 베타 변이의 경우 1차 접종 후 34.2%, 2차 접종 후 66.7%, 감마 변이는 1차 접종 후 27.1%, 2차 접종 후 70.0%로 나타났다.

또 2차 접종 2개월 후 검사에서는 항체 반응이 20% 정도 감소했으며 감소 폭은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 경력과 증상 발현 여부에 따라 크게 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면역에 중요한 혈액 내 코로나19 바이러스 수용체 결합 영역(RBD) 이뮤노글로블린(IgG) 양의 경우 감염 후 경증·무증상이었던 사람은 8.2㎍/mL로 감염된 적이 없는 사람(8.7㎍/mL)과 비슷했다. 감염 후 증상이 있었던 사람은 27.2㎍/mL이었다.

연구팀은 이 결과는 코로나19 감염이 높은 수준의 항체 생성을 보장하지 않을 뿐 아니라 1차 백신 접종만으로는 강력한 항체 반응을 유도하지 못한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이는 감염 전력자도 2차 접종이 꼭 필요하다는 것을 뒷받침한다고 말했다.

맥데이드 교수는 "이 연구는 델타 변이가 등장하기 전에 수행됐지만, 백신의 예방 효과 메커니즘은 모든 변종에서 동일하다"며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백신 효과가 시간이 흐르면서 변이 전 원래 바이러스보다 많이 약해지지만, 여전히 우수한 보호 효과를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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