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공연 끝나자 남자 가수,  여자 주인공에게

[생·생·토·픽]

SF 오페라 '토스카' 공연 커튼콜 때 무대위서
베이스 맡은 배우, 주역 소프라노에 프로포즈
무릎 꿇고 반지 끼워주는 모습보며  관중 환호

한인 지휘자 김은선 씨가 음악감독으로 있는 샌프란시스코오페라(SFO)단에서 공연 뒤 남자 가수가 같이 무대에 선 여성 주연 가수에게 청혼했다.

7일 샌프란시스코오페라에 따르면 일요일인 지난 5일 오페라 '토스카' 공연 후 커튼콜 때 안젤로티 역의 베이스 솔러먼 하워드가 여주인공 토스카 역 소프라노 아일린 퍼레즈에게 '깜짝 청혼'을 했다.

하워드는 무대 위에서 퍼레즈를 바라보며 "진심으로 당신을 사랑한다"며 "전 세계와 신(神), 여자형제, 사촌들 앞에서, 그리고 가장 중요한 당신의 엄마, 아빠 앞에서 묻고 싶다. 나와 결혼하겠느냐"고 물었다.

퍼레즈는 하워드의 질문이 끝나자마자 펄쩍 뛰며 길게 고함치듯 "네"(Yes)라고 청혼을 수락했다. 이에 하워드는 무릎을 꿇고는 준비해온 반지를 꺼내 퍼레즈의 손가락에 끼워줬다. 이 장면을 지켜본 객석에서는 요란한 환호와 박수가 쏟아져 나왔다.

퍼레즈는 당시 무슨 일이 벌어질지 예상도 하지 못했으며 그저 공연이 끝난 뒤 자신을 포옹하러 다가온 줄로만 알았다고 말했다. 또 청혼받는 순간이 "경이로웠다"며 "내 영혼이 그가 말하는 것에 완전히 집중한 순간 중 하나였다"고 말했다.

퍼레즈는 도이체 슈타츠오퍼 베를린 등이 무대에 올린 '라 트라비아타'의 비올레타 역,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라보엠'의 미미 역 등으로 유명한 오페라 가수다. 도이체 슈타츠오퍼 베를린의 '시몬 보카네그라'에서는 아멜리아 역을 맡아 플라시도 도밍고와 협연하기도 했다.

이날 공연은 코로나19 사태로 공연을 중단했던 샌프란시스코오페라가 1년 반 만에 처음으로 극장에서 관객과 만난 시즌 개막 공연의 마지막 무대였다.

워싱턴DC 출신인 하워드와 시카고 태생 퍼레즈는 3년간 사귀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