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천만원 상당 절취한 3명 미 검찰에 기소

(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미국 플로리다주 아파트 붕괴 사고 당시 희생된 이들의 신분을 도용해 카드 사기 등을 저지른 일당이 재판에 넘겨졌다.

8일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마이애미데이드 카운티 검찰은 신분 도용, 사기 공모, 신용카드 불법 거래 등 혐의로 뱃시 알렉산드라 카초 메디나(30)와 남자친구 로드니 슈트(38), 친구 킴벌리 미셸 존슨(34) 등 3명을 기소했다고 이날 밝혔다.

이들 일당은 사고 희생자 중 사망자 3명, 생존자 2명 등 최소 7명의 신원을 사칭해 신용카드를 발급하거나 교체한 뒤 사용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금융사 고객센터에 전화를 걸어 언론 보도로 접한 희생자들의 이름, 생년월일을 사용해 대체 신용카드 발급받고 개인식별번호를 알아내는 등의 수법을 썼다. 또, 자신들을 붕괴 사고의 생존자라고 사칭하며 금융센터의 서비스를 받기도 했다.

이러한 방식으로 이들은 최소 4만5천달러(약 5천270만원)를 절취했으며, 추가로 6만7천달러(약 7천820만원)를 빼내려 했다.

실제로 이들은 지난 7월 7일부터 9일까지 사흘간 28건의 현금 인출을 시도했고, 이 과정에서 플로리다주 대형 쇼핑센터인 어벤추라 몰 내 현금인출기(ATM) 인근 설치된 폐쇄회로(CC)TV에 범행 장면이 포착됐다.

이들이 절취한 돈으로 구입한 상품 중에는 374달러(약 44만원) 상당 신발과 1천658달러(약 200만원) 상당 지갑 등 고가 브랜드 제품이 포함된 것으로 조사됐다.

붕괴 사고가 발생한 지 2주가량 후인 지난 7월 9일, 희생자의 이메일에서 대체 신용카드 발급 요청 등이 접수됐다는 금융기관 측의 확인 요청 메일을 받고 이상한 낌새를 느낀 가족의 신고로 이들에 대한 수사가 시작됐다.

수사를 지휘한 캐서린 페르난데스 런들 지방검사장은 "이 사고로 인해 98명이 목숨을 잃었고, 이는 여전히 고통스러운 비극이지만 이들 일당에게는 돈을 벌 기회였다"면서 "이들은 사이버 무덤 도굴꾼"이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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