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실베이니아주립대 임동현 교수 "마스크 착용·환기 병행해야"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가장 일반적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수칙 중 하나인 '실내 2m 거리두기'는 감염 예방에 충분치 않으며 효과적인 방역을 위해서는 마스크 착용과 적절한 환기를 병행해야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Penn State) 건축공학과 임동현 교수팀은 15일 과학저널 '지속 가능한 도시와 사회'(Sustainable Cities and Society)에서 실내의 물리적 거리두기와 환기 시스템이 에어로졸 입자 움직임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결과 2m 거리두기로는 코로나19 감염 위험을 효과적으로 막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같이 밝혔다.

호흡기에서 나오는 에어로졸을 통한 공기 전염은 실내에서 전염병 확산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를 통제하기 위해 환기와 사회적 거리두기가 중요한 전략으로 사용된다. 하지만 바이러스가 든 에어로졸에 대한 노출 위험이 환기 조건과 거리두기에 따라 어떻게 달라지는지에 대한 과학적인 정보는 부족한 형편이다.

연구팀은 실내에서 감염자의 바이러스 에어로졸 입자가 공중에서 환기시스템과 물리적 거리두기에 따라 어떻게 움직이고, 사람들의 위험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조사했다.

먼저 실내공간에서 환기되는 공기의 양과 속도, 다른 환기 전략에 따른 공기 흐름의 변화, 말할 때와 호흡할 때의 에어로졸 방출 형태 등을 조사했다. 또 공기 밀폐 시스템 누출 시험에 사용되는 추적 가스와 코로나19 바이러스(SARS-CoV-2)를 옮길 수 있는 1~10㎛ 크기의 에어로졸 움직임을 비교했다.

환기 장치로는 변위 방식과 혼합모드 방식을 비교했다.

변위 환기장치는 대부분 가정에서 사용하는 방식으로 바닥에서 신선한 공기가 계속 흘러나오도록 해 오래된 공기를 천장 근처 배기구로 밀어 올린다. 혼합모드 환기장치는 주로 상업용 건물에서 사용되며 외부에서 빨아들인 공기로 실내 공기를 희석해 공기의 질을 높이고 이를 통해 에어로졸 농도를 낮춘다.

실험 결과 에어로졸은 상업용 건물에서 많이 사용되는 혼합 모드 환기장치보다 가정에서 주로 사용되는 변위 환기장치가 있는 실내에서 더 멀리 더 빠르게 이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변위 환기장치는 혼합모드 환기장치보다 사람들의 호흡 영역 안의 에어로졸 밀도를 7배나 높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임 교수는 "이것은 공기 감염 확률이 사무실 환경보다 주거환경에서 더 높을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하는 놀라운 결과"라며 "주거 환경에서 기계식 선풍기와 독립형 공기청정기를 함께 사용하면 감염 가능성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연구 결과는 코로나19 감염자가 마스크 없이 실내에서 말할 경우 바이러스가 든 에어로졸 입자가 1분 안에 2m 밖에 있는 사람의 호흡 영역에 도달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면서 "이는 물리적 거리두기만으로는 사람들이 에어로졸에 노출되는 것을 막기에 충분치 않으며 마스크 착용과 적절한 환기장치를 함께 사용해야 한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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