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신분 도용 부동산 사기에 집주인 날벼락
2억 주고 산 새주인 “돈 다냈으니 내 집”
경찰 사기 전담반 “두 사람 모두 피해자”

 
영국 한 마을에서 집 주인의 신원을 도용한 사기꾼이 주인 모르게 집을 팔아버리는 황당한 사건이 일어났다고 BBC 방송이 1일 보도했다.

얼떨결에 집을 빼앗긴 주인은 목회자인 마이크 홀. 그는 루턴에 있는 자택에서 멀리 떨어져 북부 웨일스에서 일을 보던 중에 그의 집에 불이 켜져 있고 누군가 안에 있다는 이웃의 전화가 걸려왔다. 홀은 다음 날 아침 황급히 차를 몰고 집으로 달려와 열쇠로 현관문을 열려 했지만 열리지 않았다.

한참을 그렇게 씨름하는 중에 집안에서 문을 열고 나오는 낯선 남성과 마주해야 했다.

그를 옆으로 밀치고 들어가 보니 가재도구는 물론 카펫과 커튼까지 집 안에 있던 모든 물건이 사라진 것을 보고 망연자실했다.

홀은 집안에서 나온 남성에게 "내 집에서 뭐 하는 거냐"고 물으니 그는 "집이 팔려서 공사를 하는 중"이라고 대답했다. 홀은 "나는 집을 판 일이 없고 여긴 아직 내 집"이라고 밝힌 뒤 즉시 경찰에 연락했다. 그러는 중에 새로운 집주인 가족이 나타났다.

한달 전에 집을 샀다는 이들 가족은 되레 홀에게 "당신은 지금 남의 집에 무단 침입했다"며 "당장 집에서 나가라"고 말했다.

곧바로 부동산 등기소를 찾은 홀은 집이 새 주인 명의로 등기가 돼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놀라지 않을 수없었다.

경찰 수사결과 이 집은 누군가 홀의 신분을 도용, 새 주인에게 13만1천 파운드(약 2억1천만원)를 받고 넘긴 것으로 드러났다.

사건을 조사중인 경찰청 사기전담반은 “집 주인이나 새 주인이나 모두 피해자”라며 거래에 관여한 법률 대리인들에 대한 수사를 펼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