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선대위 합류 보류한 채…2030 만나 독자행보 의지

(서울·대전=연합뉴스) 이슬기 이은정 기자 =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는 29일 2030 청년들과 만난 자리에서 "킹메이커는 국민과 2030 여러분"이라고 말했다.

윤 후보는 이날 2박 3일 충청권 일정 중 찾은 대전의 한 카페에서 2030 청년들과 간담회를 열어 "국민과 2030 여러분들이 킹메이커다. 확고한 지지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이는 한 30대 청년이 "자칭 킹메이커란 분이 없으면 윤석열은 끝이란 말이 있더라. 이 말이 사실이라면 윤 후보는 대통령이 될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한 데 대한 대답이었다.

이 청년은 "윤 후보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철학으로 일약 스타가 돼 힘들게 경선을 통과해 대선후보가 됐다"며 "이후 자칭 킹메이커라는 '그 옹(翁)에게 휘둘리고 심리 게임을 벌이는 것을 보면서 피로감이 밀려오고 정치에 대한 환멸감을 느끼게 됐다"고 거듭 지적했다.

2012년 대선, 2016년 총선 등 그간 굵직한 선거마다 구원투수로 등장해 진보·보수 진영을 오가며 실력을 발휘한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겨냥한 문답으로 해석됐다.

김 전 위원장은 윤 후보 선대위의 '원톱' 총괄선대위원장으로 유력시됐으나 선대위 구성 이견으로 합류가 일단 불발된 상태다.

이날 '2030 킹메이커' 발언은 윤 후보가 당분간 김 위원장의 '킹메이커' 명성에 의존하지 않고 독자 행보를 걷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보인다.

윤 후보 측 핵심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쿠키뉴스가 '윤 후보가 선대위 총괄선대위원장 자리를 없애고 그 자리를 청년과 사회적 약자로 대체할 예정'이라고 보도한 데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부인했다.

총괄선대위원장의 자리를 비워둔 채 나머지 인선을 하고 김 전 위원장의 합류를 계속 설득하겠다는 것이 윤 후보 측 입장이다.

한편 윤 후보는 이날 부동산 가격 폭등으로 내 집 마련에 힘겨워하는 청년의 고민에 "정부가 집값이 오른 원인 진단을 잘못했다. 저는 시장원리에 따라 순리대로 풀겠다"며 "규제를 풀고 세금도 낮춰 공공주도로 임팩트 있게 공급하면 집값은 잡히리라 본다"고 답했다.

윤 후보는 마무리 발언으로 "기성세대는 청년들을 보면 '미안하다'는 얘기부터 나올 수밖에 없다. 고질적 저성장을 해결하려면 공정한 기회가 중요하다"며 "저는 여러분이 기회의 바다에 빠져 즐겁게 헤엄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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