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안보 고위인사 "돈바스에서 도발 있었지만 우리는 자제할 것"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임박했다는 서방의 계속되는 경고에도 정작 우크라이나 측은 그러한 징후를 보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의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 해당하는 국가안보국방위원회 서기 올렉시 다닐로프는 17일(현지시간) 자국 TV 방송 '1+1'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전면적인 군사작전을 벌일 징후는 없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정부군과 친러 분리주의 반군이 대치 중인 동부 돈바스 지역에서 러시아 측의 도발이 있다면서 "도발의 목적은 우리가 강력히 대응하면 이를 근거로 우리를 비난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닐로프 서기는 이런 상황에서 우크라이나는 도발에 휩쓸리지 않도록 자제력을 보여야 한다면서, 우크라이나군은 철저히 준비돼 있다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군의 돈바스 지역 작전군 사령관 알렉산드르 파블륙도 이날 자국 TV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작전 지역 상황이 긴장돼 있지만 "(러시아의) 전면적 침공 징후는 없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돈바스 지역에서 발생한 정부군과 분리주의 반군 간 무력 충돌과 관련 "하루 동안 돈바스에서 50건의 발포가 있었다"고 반군의 공격 사실을 지적하면서 "그 가운데 41건이 '민스크 협정'(휴전 협정)에서 금지된 대포와 박격포 등으로 이루어진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반군은 정부군이 이날 오전부터 저녁까지 반군 진영을 공격하며 휴전 협정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정부군과 분리주의 반군은 지난 2015년 교전 중단, 중화기 철수 등을 규정한 휴전 협정인 민스크 협정을 체결했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발레리 잘루즈니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은 이날 돈바스에서 공격 작전을 수행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올린 글을 통해 "우크라이나군은 민스크 협정과 국제법 규정을 철저히 준수하고 있으며 평화적인 주민들에 대해 어떠한 공격 작전이나 발포도 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우리의 행동은 전적으로 방어적인 성격을 띤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돈바스 지역의 친러 분리주의 반군을 여러 방식으로 지원하며 사실상 통제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우크라이나와 서방에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의 구실을 만들기 위해 돈바스 지역에서 마치 정부군이 반군을 먼저 공격한 것처럼 위장하는 '자작극'을 벌일 수 있다는 경고를 해왔다.

하지만 러시아는 돈바스 분쟁에 개입하지 않고 있다고 항변하면서, 오히려 우크라이나 정부군이 반군이 장악한 돈바스나 러시아가 병합한 크림반도를 점령하기 위해 군사행동을 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cjyou@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