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으로 파일럿 실력 녹슬어…2년여동안 실전 비행횟수 급감, 착륙 때 실수 연발

[지구촌]

18개월간 조종안한 파일럿 경로 이탈 아찔
속도·방향 못맞춰 불안정 착륙 전보다 2배
"활주로 짧은 공항 등 사고 우려 큰 곳 조심"

2년에 걸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항공사가 운항을 줄이면서 조종사의 업무 역량도 저하했다고 CNN방송이 23일 보도했다.

영국 항공사고조사국(AAIB)이 작성한 보고서에 따르면 항공기 시뮬레이터 훈련이 조종사의 비행 기술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지만 예전과 달리 실전 비행 횟수가 줄어 조종사가 막상 문제에 닥치면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2021년) 9월 스코틀랜드 애버딘 공항에 착륙을 시도하던 보잉 737기는 선회 명령을 받고 활주로에 다시 접근하기 전 고도 3천피트까지 다시 기수를 올려 선회비행을 해야 했지만 예상 비행경로에서 많이 이탈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 조종사가 실수를 바로 잡는 데는 1분 정도가 걸린 것으로 조사됐다.

이 비행기를 몰았던 조종사는 팬데믹 영향으로 지난 18개월 동안 정기적으로 비행을 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2020년 7월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도 항공 업계에 항공기가 속도와 방향 등을 맞추지 못해 불안정하게 활주로에 접근하거나 착륙을 시도하는 횟수가 늘고 있다고 경고했다.

또 팬데믹 이전에 비해 이러한 실수가 배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미 항공우주국(NASA)의 항공 안전 보고 시스템에도 조종사가 허가 없이 비행기를 착륙시키는 등 코로나19 팬데믹과 연관된 조종 실수 사례들이 다수 기록됐다고 CNN방송은 전했다.

이런 사례와 관련 있는 한 조종사는 "코로나19 발생 후 전처럼 자주 항공기를 몰지 못한 것이 사고의 요소가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일선에 복귀하는 조종사가 안전하게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최근까지 비행 경험이 있는 조종사와 함께 배치하고 활주로가 짧은 공항과 같은 사고 우려가 큰 곳은 되도록 피하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CNN방송은 코로나19로 닫혔던 각국의 국경이 다시 열리고 항공기 운항도 재개하고 있지만,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완전히 회복하는 데는 1년∼2년 반이 걸릴 수 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