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법원 징역 3년 선고…7천만 원 상당 희귀 카드 몰수

(애틀랜타=연합뉴스) 이종원 통신원 = 미국 정부의 코로나19 대응 중소기업 긴급대출 프로그램을 악용해 허위로 대출금을 타낸 후 거액을 들여 희귀 만화 카드를 사들인 30대 남성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연방 검찰 조지아주 남부지검은 8일 연방법원이 전날 올해 31세인 남성 비나스 오돔신에 대해 금융사기 혐의로 징역 3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기소장에 따르면, 이 남성은 지난 2020년 7월 연방정부 중소기업청(SBA)에 경제피해재난대출(EDIL)을 신청해 8만5천 달러(1억 원)를 대출받았고 이중 5만7천789달러(7천100만 원)를 희귀 포켓몬 카드 구매에 사용했다.

그가 구매한 포켓몬 카드는 만화 주인공을 담은 트레이딩 카드 중 하나로, 희귀 카드는 수집가들 사이에 비싼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다.

그는 대출 신청서에 자신이 종업원 10명을 고용하고 있으며 1년 매출이 23만5천 달러(2억8천만 원)라고 허위 신고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연방의회에서 '경기부양 패키지'의 일환으로 마련한 이 대출제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경영난에 처한 중소기업구제를 위한 것이다.

오돔신은 징역 3년 실형과 함께 보호관찰 3년, 1만 달러(한화 1천200만 원) 벌금, 8만5천 달러(한화 1억 원) 반환을 명령받았고, 법원은 문제의 희귀 포켓몬 카드를 몰수했다.

이 사건을 수사한 연방수사국(FBI) 애틀랜타 지부는 "코로나19 재난구제 대출금은 기업 회생을 위한 것이며, 상품 수집을 위한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법무부에 따르면 코로나19 긴급 대출 제도를 시행한 2020년 한 해 동안 부정 대출 사례가 70건이 넘었고 100여 명이 적발돼 기소됐거나 형을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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