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날 땐 부부 두 사람이었는데 6명 가족이 돼서 왔어요”

[목요화제] 

2000년 아르헨티나 출발, 2022년 3월초 귀환

1928년형 클래식카 몰고…사귄 사람만 2천명

여행 중 태어난 4자녀 출생국가 모두 제각각

“아이들에게 평생 잊을 수 없는 꿈같은 경험”

아르헨티나의 한 부부가 무려 22년 간의 세계여행을 마치고 고향으로 돌아왔다. 당초 부부 2명으로 시작했던 세계여행은 이제 자식 4명이 더 늘어 총 6명이 됐다.

지난 13일 기나긴 여정을 마치고 부에노스아이레스 광장에 도착한 허먼 잽(53)과 칸델라리아(51) 부부의 믿기힘든 세계여행기는 지구촌의 화제가 됐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들 부부가 세계여행에 나선 것은 지난 2000년 1월 25일. 당시 평범한 젊은 직장인이었던 부부는 세상을 보고자 1928년 제작된 그래엄-페이지라는 클래식카를 직접 몰고 대륙의 북쪽 끝 미국 알래스카로 향했다.

당초 목표는 알래스카까지로, 6개월의 여비만 준비했지만 목적지를 앞두고 계속 여행을 이어가기로 결심했다. ‘모든 것을 버린 게 아니라 모든 것을 얻기 위해’ 떠났기 때문.

여정은 쉽지 않았다.

길을 떠난 부부는 알래스카를 넘어 눈보라와 뜨거운 햇빛, 폭우 등 자연과 맞서 앞으로 나아갔으며 말라리아 등 각종 풍토병에도 걸리며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

특히 여행을 떠난지 10년째인 지난 2010년 뉴질랜드를 거친 이들 부부는 한국으로 건너와 아시아 땅에 첫발을 내딛기도 했다. 부부는 여행 중 알게 된 사람이나 소셜미디어로 접촉이 된 사람의 집에 머물거나 차 지붕에 묶어 놓은 텐트를 펼쳐서 자기도 했다.  

길고 긴 여행과정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들은 뭐니뭐니해도 4자녀를 얻은 것이었다.

여행 중에 낳았기 때문에 4자녀는 저마다 출생 국가가 다르다.

장남은 올해 19살 성인이 됐다. 같은 나이 또래의 아이들이 학교를 다닐 때 여행을 해야했던 자녀들은 엄마에게 교육을 받았다. 아프리카 세렝게티 공원과 이집트 투탕카멘 무덤이 교실이 되기도 했다. 곧 세상이 아이들의 학교가 된 셈이다.

이렇게 세상을 돌고 돌아 시작된 세계여행 동안 잽 가족은 5개 대륙 총 102개국 이상을 방문했으며 처음 만나 친분을 나눈 사람이 2000명을 넘는다.

총 여행거리는 무려 36만 2000㎞(약 23만 마일)로, 여행기를 담은 서적 판매로 경비를 마련했다.

22년의 세계여행을 마친 허먼은 "마침내 세계여행이라는 꿈을 이뤘다"면서 "앞으로 무엇을 할지 모르겠지만 우리에게는 수천 가지 옵션이 있다"고 밝혔다.

아내 칸델라리아도 "세상 수많은 사람들이 우리가 꿈을 이루는데 도움을 줬다"면서 "뭐니뭐니해도 아이들에게는 잊을 수 없는 경험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