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지금이 당장 행동해야 할 때"

난민 위해 폴란드 호텔 통째 예약,149명 실어나른 부부
48인용 버스로 왕복 1200km 여정 하루 16시간씩 반복
회사 상사, 자선단체 등 도움…149명 실어날라 '새 삶'

폴란드 부부가 우크라이나 난민을 위해 호텔 하나를 통째로 빌렸다. 20일 인디펜던트지는 영국에 거주하는 폴란드 출신 부부가 우크라이나 난민을 구하기 위해 호텔 전체를 예약했다고 보도했다.

2004년 영국으로 이민한 폴란드인 야쿠프 골라타(42)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고국 폴란드로 향했다. 마침 아내가 어머니 병간호를 위해 휴직계를 내고 폴란드로 간 터였다. 골라타는 “온 힘을 다해 우크라이나를 도와야겠다고 생각했지만 어떻게 도와야 할지 확신이 서지 않았다. 내가 가진 지식과 기술, 경험으로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지 모르겠더라. 그래서 우선 내 눈으로 직접 봐야겠다 생각하고 국경으로 갔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르비우와 인접한 폴란드 국경으로 향한 골라타는 우크라이나의 참상을 목격하곤 그 길로 난민 구조에 뛰어들었다.

골라타는 “갈 곳 없는 난민에게 따뜻한 잠자리를 제공해줄 수만 있다면 그것보다 좋은 게 어딨겠느냐. 우크라이나 여성과 어린이가 폴란드에서 안전함을 느끼고 정착할 수 있도록 보살필 수 있으면 좋겠다 싶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호텔 하나만 빌리면, 지역 사회 봉사자들을 찾아 난민을 좀 더 세심하게 돌볼 수 있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자금이 부족했다. 회사를 오래 쉴 수 없는 것도 문제였다. 그때 영국에 있는 그의 상사가 손을 내밀었다. 골라타의 상사는 그가 마음 놓고 난민 봉사를 할 수 있도록 장기 휴가를 허락하고, 호텔 임대료도 지원해줬다. 폴란드에 지부를 둔 영국 자선단체를 수소문해 추가 자금 조달까지 도왔다.

그 덕에 골라타는 우크라이나 난민을 수용할 작은 호텔 하나를 빌릴 수 있게 되었다. 침대 180개가 있는 작은 호텔이었다.

이후 골라타는 본격적인 난민 수송에 들어갔다. 48인승 버스를 몰고 국경으로 가 난민을 싣고 다시 호텔로 돌아오는 왕복 1200㎞ 여정을 하루 16시간씩 반복했다. 1200㎞면 부산에서 평양까지 직선 왕복 거리 수준이다. 지금까지 골라타가 호텔로 실어나른 난민은 149명에 달한다.

골라타는 “호텔을 난민 수용 거점으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그녀는 “그냥 자리에 앉아 차 한 잔 마시며 위기에 대해 생각하는 것으론 부족하다. 수십만 명이 위기에 처해 있다. 우리는 지금 당장 행동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폴란드 출신 골리타 부부(앞줄 양쪽)가 호텔로 실어나른 우크라 난민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