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사상자 추정치 전쟁후 처음 공개…"속전속결 실패 장기전 늪에 빠져 고전"

[집중분석 / 우크라 침공 한달]

추위 속 전투, 동상 걸려 후송 줄이어
러시아軍 가용 전력 90% 이하로 줄어
우크라, 요충지 탈환…러 지도부 균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한달 째를 맞은 가운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한달간 러시아 군인 7천∼1만5천명 가량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AP 통신이 23일 전했다.

한 익명의 나토 고위 군 관리는 이날 이같이 말하고 나토는 사망자를 포함한 러시아 측 사상자를 3만∼4만명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 추정치는 우크라이나 정부의 정보와 러시아 측에서 나온 암시, 공개된 자료의 조합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20일 러시아의 친정부 타블로이드지 '콤소몰스카야 프라브다'는 러시아 국방부를 인용, 자국군 전사자 수가 9천861명, 부상자는 1만6천153명이라고 보도했다. 사망자와 부상자를 합치면 우크라이나 침공에 투입된 총 병력 약 15만 명의 10%를 훌쩍 뛰어넘는다. 기사는 곧 삭제됐고 언론사는 해킹을 당했다고 해명했다.

지난달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래 나토가 러시아의 사상자 추정치를 공개적으로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나토 군 관리는 3만∼4만명이라는 사상자 추정치는 전쟁에서 한 군대에서는 1명의 전사자가 나올 때마다 3명의 부상자가 발생한다는 표준 계산에서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사상자는 전투에서 사망하거나 부상한 사람은 물론 포로로 붙잡히거나 전투 중 실종된 사람도 포함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전으로 돌입한 가운데 러시아군 가용 전력이 침공 시작 당시의 90% 이하까지 줄어들고, 탄약 식량 연료 등은 3일을 버티기 힘들 정도로 부족해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러시아군은 23일에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비롯해 제2도시인 동북부 하르키우,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 등 주요 거점을 공략했지만 우크라이나군의 저항으로 교착 상태가 이어졌다.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군과의 교전 끝에 키이우 서쪽 전략적 요충지인 마카리우를 탈환했다. 

존 커비 국방부 대변인은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군을 쫓아내는 일이 최근 며칠간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미 국방부는 "러시아군이 곳곳에서 고전하고 있다"며  “추위와 보급 부족으로 동상에 걸린 병사들이 전투에서 열외가 돼 후송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러시아군은 침공 후 키이우 등 거점도시를 속전속결로 장악하려 했지만 우크라이나군이 지형을 활용한 매복 공격으로 러시아군 보급로를 차단해 전투능력을 약화시켰다는 분석이다. 

이같은 상황은 러시아 지도부의 균열을 불러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후계자로 지목됐던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직위해제 위기에 놓인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책임자인 세르게이 베세다 대령, 러시아 국가경비대 로만 가브릴로프 부사령관은 작전 실패 등의 명목으로 체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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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인 사망 977명"
 유엔 "난민 360만명"


유엔은 23일 러시아의 침공으로 우크라이나에서 숨진 민간인이 980명에 육박한다고 밝혔다. 유엔 인권사무소에 따르면 개전 일인 지난달 24일 오전 4시부터 이날 0시까지 우크라이나에서 목숨을 잃은 민간인은 어린이 81명을 포함해 977명이다. 같은 기간 다친 민간인은 어린이 108명을 포함해 1천594명으로 집계됐다. 인권사무소는 실제 사상자 수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산했다.
전쟁이 길어지면서 우크라이나에서 국외로 피란을 떠난 난민도 약 한 달 만에 360만 명을 훌쩍 넘어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