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당선인 월스트리트저널과 인터뷰 "'포기하지 마라'상징성 의미 간직"

[뉴스인뉴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14일 대통령 당선인 신분으로 첫 인터뷰를 워싱턴포스트(WP)와 한 데 이어 지난 주말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취재에도 응했다. 대선 승리 후 아직 한국 언론과 단독 인터뷰는 하지 않은 상태에서 해외 언론과는 적극적으로 인터뷰에 나서고 있다.

WSJ은 지난 주말 인수위에 마련된 당선인 집무실에서 윤 당선인을 만나 인터뷰한 상황을 자세히 설명했다. 

"그는 다시 일어서서 이겼다"

WSJ은 윤 당선인 책상 뒤편에 있는 선반에 빨간색 권투 글러브 한 쌍이 눈에 띄게 진열돼 있다고 전했다. 이는 '4전 5기' 신화의 주인공 홍수환 선수로부터 선물 받은 권투 글러브로 윤 당선인은 "1977년 세계 타이틀 경기에서 4번이나 쓰러지고도 세계 챔피언이 된, 이 나라 가장 유명한 프로 파이터 중 한 명의 것인데 수십 년 후 그 권투 선수가 유세장에서 내게 장갑을 줬다"고 말했다.
윤 당선인은 인터뷰에서 권투 글러브에 대해 "그는 다시 일어섰고, 이길 수 있었다"면서 "그것은 상징성을 가진다. 포기하지 마라. 끝까지 싸워라"라는 의미라고 말했다.

검사 출신 대통령 '저승사자'

WSJ은 인터뷰 기사 제목에서 윤 당선인을 “대통령이 된 검사(Prosecutor-Turned-President)”로 표현하며 “검사로서 윤 당선인은 한국 엘리트들이 저지른 부패와 비행(非行)에 집중해 '저승사자(the angel of death)'라는 별명을 얻었다고 전했다. 또 “그는 삼성의 실질적 수장이 관련된 부패 사건을 포함해 대기업 불법 행위도 찾아냈다”며 “그의 인수위 사무실 책상에는 (삼성 갤럭시 대신 애플의) 아이폰 한 대가 놓여 있었다”고 전했다.

미·中 간 긴장 기회이자 위기

외교 정책과 관련해 윤 당선인은 “미·중 간에 계속되는 긴장은 (한국에) 기회이자 위험”이라며 “(미·중) 양국과 평화, 공영, 공존을 보장할 방법이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미·중 간 긴장이 한국에 제로섬(zero sum) 문제는 아니라면서도 “우리가 외교 정책에서 모호하거나 오락가락하는 것처럼 보인다면 거기에도 위험성이 있다”고 했다.
미국·일본·호주·인도의 4국 연합체 쿼드(Quad) 워킹그룹 참여를 공약한 윤 당선인은 “한국이 곧 (쿼드 가입) 초청을 받을 것이라 예상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하지만 만약 제안을 받는다면 한국은 “긍정적으로 가입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 연합훈련 조만간 재개
 
윤 당선인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요구하는 강경한 대북 정책을 구상하고 있지만, 북한이 군비축소의 첫 조치에 나선다면 현 정부가 약속했던 인도적 지원보다 더 많은 인센티브를 제공할 것이라고 WSJ에 밝혔다. 그러면서 2018년 이후 축소된 한·미 연합훈련을 올가을이나 내년 봄까지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는 것을 구상한다고 WSJ은 전했다.

대통령실 명칭 '피플스 하우스'

WSJ은 윤 당선인이 산기슭에 위치한 청와대 전체를 현재 국방부가 위치한 서울 중심부로 이전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으며, 국민 소통 강화를 위해 새 대통령 집무실 명칭 공모를 진행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임시로 '피플스 하우스'(People's House·국민의 집)를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