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진 우주공사사장 "전 지구에 영향 미칠 일 있어서는 안 돼"

(서울=연합뉴스) 조성흠 기자 =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서방 국가들을 상대로 연일 핵 위협에 나서고 있다.

러시아 연방우주공사(로스코스모스) 사장 드미트리 로고진은 "핵 전쟁이 발발할 경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국가들은 30분 만에 파괴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미국 폭스뉴스가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런 사태는 전 지구에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에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러시아는 이날 2차 세계대전 종전기념일(러시아의 전승절)을 맞이해 개최한 대규모 열병식에서 '야르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유럽과 미국을 겨냥한 핵 전력을 과시했다.

로고진은 로스코스모스 사장으로서 정보 및 전쟁 지원 기능을 포함한 러시아 위성의 발사와 관리를 감독하는 인물로, 상식 밖의 발언이 낯설지 않다고 폭스뉴스는 전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서방국가의 제재 이후 국제우주정거장(ISS) 사업에서 탈퇴하겠다고 위협하는 등 여러 차례 도발성 발언을 하기도 했다.

러시아 로켓이 세계에서 가장 신뢰도가 높다거나, 러시아 제재를 계획한 사람들이 알츠하이머병을 앓고 있다는 등 출처를 알 수 없는 발언도 했다.

전직 우주 비행사 테리 버츠는 "로고진의 최근 언행은 푸틴처럼 매우 예측 불가능하다"며 "우리는 어떤 나쁜 일도 일어나지 않으리라 믿고 러시아와 협력 관계가 유지되길 바라지만 푸틴의 최근 행동은 너무나도 극단적으로 레드라인을 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러시아 국영TV 채널 페르비 카날은 이달 1일 유럽 주요국 수도에 핵 공격을 가하는 시뮬레이션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프로그램 진행자는 러시아에서 핵 미사일을 발사하면 200초 내에 런던, 파리, 베를린 등 유럽의 주요 도시를 타격할 수 있다면서 관련 지도를 보여주기도 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침공을 개시한 2월 24일 자국이 핵 보유국임을 강조하고 "누구든 우리를 방해하거나 위협할 경우 즉각 대응할 것이며, 결과는 역사상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것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josh@yna.co.kr